김기수 신임 검찰총장의 임명과 함께 검찰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바람직한 새시대 검찰상의 정립은 물론이고 지금껏 구설수가 잦았던 검찰권의 독립을 과연 이번에는 얼마만큼 구현하고 지켜낼 수 있겠느냐는 것이다.검찰내부로서는 다른 기대로 술렁일만 하겠다. 현 정부 초기의 거센 인사 및 사정바람속에서 임기제 검찰총장이 2명씩이나 잇달아 조기퇴진했던데 비해 이번에는 전임총장이 2년 임기를 무사히 채웠을 뿐 아니라 사시출신 검찰총장시대의 문이 열렸으니 인사적체도 상당히 풀리게 되었기 때문이다.
더구나 신임 총장의 지연·학연을 놓고봐도 통치권의 신임과 신뢰를 업은 실력파 총수체제이기에 결과적으로 검찰 입지도 상당한 안정을 보장받지 않겠느냐는 남다른 기대마저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런지 새 총장임명을 놓고 「김대통령의 집권후반기를 고려한 신뢰인물선택」 「검찰친정강화」라는 등의 정치적 풀이도 성급히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이런 분위기야말로 막중한 국가공소권을 행사하는 검찰로서는 국민적 여망에 따라 거듭날 수 있는 소중한 기회이면서 동시에 자칫 위기도 될 수 있음을 검찰 스스로 냉철히 자각해야 할 시점이 아닌가 생각된다.
검사는 검찰권을 행사하는 단독제의 독립관청이면서 검사동일체의 원칙에 따라 상명하복의 관계를 피할수도 없는 독특한 위상을 지녔기에 정치적 외풍과 외압에서 검찰을 지켜줄 총장의 할 바란 정말 막중한 것이다.
국가적 중대사인 검찰권이 불편부당하게 법에 따라 공정히 행사되기 위해서는 검찰권의 독립과 중립이 사실 긴요하나 지금껏 제대로 독립이 보장되었다고 믿고 있는 국민이란 없다. 법과 임기제와 같은 제도등으로 외형적 보장장치는 되어 있지만 언제나 그 실천이 문제였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래서 역대 임기제총장들도 취임때마다 검찰권의 독립은 제도보다 스스로의 노력과 실천에 달려 있다고 강조해 왔던 것이다.
유감스러운 것은 독재·권위정권이 물러나고 개혁과 사정으로 특징지워진 오늘의 정권에 와서도 「정치사정」 「표적사정」이라는 소리가 말끔히 없어지지 않고 있는 점이다. 또한 각종 정치적 사건이나 정치권비리수사에서도 정치바람이 여전하다는 인상을 국민들에게 심어주고 있는 것이다.
이런 시점에서 새 총수를 맞은 검찰의 각오는 남달라야 할 것이다. 통치권과 정치권으로의 편향자세에서 스스로 벗어나 국민적 신뢰를 되찾게 노력함으로써 결과적으로 검찰의 올바른 위상을 확립하겠다는 각오부터 다져야 한다. 새 총수를 맞아 갖게 된 거듭날 수 있는 소중한 기회를 또다른 위기로 연계시키지 말길 당부하는 바이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