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곽 토지이용 서울과밀 극복/집값안정 기대… 선거용 시각도오명 건설교통부장관이 12일 전경련회장단과의 오찬모임에서 지역생활권이라는 개념으로 수도권에 4∼5개 신도시를 건설하겠다고 밝힘에 따라 풍문수준에 머물러왔던 수도권 신도시 추가건설계획이 윤곽을 드러냈다.
오장관은 이날 수도권정비차원의 신도시건설 뿐 아니라 지방의 광역권개발 방침까지 공표, 국토개발방향의 큰 틀이 바뀌는 전기를 맞을 것으로 보인다.
수도권의 경우 서울을 둘러싼 4개 지역생활권에 신도시를 추가 건설키로 한 방침은 서울 중심의 일극화현상을 가져온 수도권 집중억제정책이 더 이상 실효를 거둘 수 없다고 판단을 내리고 수도권을 외곽분산형 다핵구조로 개발,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정책전환으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 건교부는 70년대부터 시행해 온 수도권 억제시책이 오히려 서울중심의 과밀현상을 야기해 왔을 뿐만 아니라 과밀에 따른 교통 환경의 혼잡비용 증가로 국제 경쟁력을 상실해가고 있기 때문에 서울 외곽의 토지이용을 활성화해 과밀에 「정면 대응」하는 방향으로 정책의 틀을 바꾸게 됐다고 설명하고 있다.
이에 따라 새로 건설될 신도시는 자족기능과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주거시설뿐 아니라 첨단산업·국제업무시설등을 대거 유치해 지역 거점역할을 할 수 있도록 꾸밀 방침이다.
수도권 신도시 추가건설계획은 또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심리를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전략도 담고 있다. CD(양도성 예금증서)와 CP(기업어음)까지 종합과세 대상에 포함되고 주식시장도 침체국면에서 벗어나지 못하면서 수도권을 중심으로 부동산 투기가 되살아날 수도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기 때문이다. 정부는 이 때문에 수도권 다핵분산 개발차원의 신도시 건설계획을 발표하는 것만으로도 투기가 억제되는 효과가 있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정부의 신도시추가 건설계획에는 문제점도 적지않다. 우선 새로운 신도시를 분당 일산등 기존 신도시와는 달리 자족기능을 갖춘 복합신도시로 건설, 베드타운화를 막겠다고 밝히고 있으나 이 계획이 실현될 수 있을 지는 확실치 않다. 여전히 서울지역에 상업·업무등 주요시설이 집중돼 있는 상황에서 서울과 통근이 가능한 지역에 신도시를 건설할 경우 「제2의 베드타운화」를 막을 수 있는 뾰족한 방안이 없기 때문이다. 이 경우 오히려 수도권 과밀화가 확대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수천억원에 달하는 개발비 충당도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신도시 건설계획 발표로 집값상승은 어느 정도 막을 수 있지만 신도시후보지에 대한 투기가 일어날 가능성도 높다.
신도시 건설계획이 내년 총선을 앞두고 「선거용」으로 나온 것이 아니냐는 시각도 없지않다.
건교부는 이같은 의혹과 문제점에 대해 동북아 경제권을 염두에 둔 수도권및 국토개발차원에서 기존 신도시건설에서 경험한 문제점을 보완, 완벽한 건설계획을 마련하겠다고 장담하고 있다. 정부의 이같은 야심찬 신도시 개발계획이 목표대로 실현될 수 있을 지는 지켜볼 일이다.<김동영 기자>김동영>
◎언제 어떻게 개발되나/이르면 97년부터 공사 시작/4∼5곳 동시추진… 2001년께 입주 가능
수도권지역에 4∼5개 신도시를 추가 건설하겠다는 정부 방침에 따라 신도시 개발시기와 건설지역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아직은 구체적 계획이 마련되지는 않았지만, 정부가 수도권의 경쟁력강화와 서울 주변의 택지확보를 서두르고 있는 점등을 감안하면 예상보다 일찍 신도시 건설이 착수될 가능성도 없지않다.
◆개발시기=정부는 올해말까지 공청회등 여론수렴과정을 거쳐 구체적인 개발계획을 확정할 예정이다. 그러나 정부가 전격적으로 신도시건설을 발표한 현재의 정황으로 볼때 내년초까지는 개발지역을 선정하고 기본계획, 실시계획을 수립해 이르면 97년부터 건설이 시작될 가능성이 높다. 용지매입과 부지조성사업은 2∼3년내에 마무리될 것으로 보이며 2001∼2002년께는 입주가 시작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신도시건설은 기존 신도시처럼 4∼5개 신도시건설이 동시에 추진될 것이 확실시된다.
◆개발지역=서울도심에서 40∼50 위치의 중소도시와 주변지역이 유력하다. 이 범주에 포함되는 지역은 수십곳이 거론되고 있으나 인천권에서는 영종도신공항과 연계된 김포지역이 가장 유력하며, 북부권은 수도권 광역전철망이 닿는 파주와 포천등을 들 수 있다. 또 동부권은 광주 이천 가평등이 후보지물망에 오르고 있다. 수도권 중 가장 많은 개발잠재력을 안고 있는 남부권에서는 화성 용인 오산등이 거론되고 있다.
◆개발규모=주거기능 뿐 아니라 국제 경쟁력강화 차원에서 국제 업무시설과 첨단산업시설등을 대거 유치하게 되기 때문에 2∼3개는 분당신도시(5백50만평)규모로 건설될 것으로 보인다. 위치상 주거기능에 보다 중점을 둘 것으로 보이는 남부권등은 평촌신도시와 비슷한 중규모로 개발될 가능성이 높다.
◆연계 교통망=21개 노선, 총연장 9백97의 수도권 전철망이 2001년부터 2011년까지 단계적으로 건설되고, 총연장 4백50의 수도권 순환고속도로도 신설된다.
◆기존 신도시와의 차이점=기존 신도시와는 달리 업무, 주거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자족신도시로 건설, 베드타운화를 막겠다는 것이 정부의 방침이다. 이에 따라 신도시내에는 컴퓨터 정보통신 반도체등 첨단산업이 대거 유치되며 출판 문화등의 지식산업과 국제 업무시설도 건설된다. 정부는 특히 영종도신공항과 연계되는 인천권에는 국제 업무시설을 중점유치하고 성장관리권역인 북부권은 통일에 대비한 남북교류기지, 남부권은 서울및 수도권 인구를 끌어들이는 데 중점을 둘 방침이다.<김동영 기자>김동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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