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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 코리안스/기타에 우리가락 접목한 포크듀엣(가요 현대사: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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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 코리안스/기타에 우리가락 접목한 포크듀엣(가요 현대사:11)

입력
1995.09.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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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년 결성… 「벽오동」 기운찬 창법 인기/김도향 변신거듭 광고·명상 음악 개척남성 듀엣 「투 코리안스」는 그들이 남긴 족적만큼 세인들의 기억에 깊게 남아있지는 않다. 1970년 9월에 결성돼 2년여만에 해체한 짧은 활동 기간도 이유가 되겠지만 워낙 과작을 남겼기 때문이다.

「도향과 창철」로 불리기도 했던 김도향(51)과 손창철(50)의 「투 코리안스」는 미8군 무대에서 연마한 기타 솜씨와 목청에 한국의 가락을 성공적으로 녹여낸 포크 듀엣이다.

아직까지 애창되고 있는 그들의 히트곡은 단 두 곡. 「벽오동」과 「언덕에 올라」(외국곡, 김도향 작사)가 그것이다.

<벽오동 심은 뜻은 봉황을 보잣더니 어이타 봉황은 꿈이었다 안오시뇨 … 님을 모셔 과져인제 하늘아 무너져라 와르르르르르… 찬별아 쏟아져라 까르르르르르…> (황진이 시조, 김도향 작곡)

서양 악기인 기타 반주에 우리의 멜로디와 리듬을 담은 「벽오동」은 발표 당시 작지 않은 충격으로 받아들여졌다. 독특함 때문이었다. 그러나 민요풍의 리듬 덕분에 쉽게 사랑받기 시작했다. 특히 체증 내리듯 시원한 「와르르르…」 부분은 어린아이부터 노인에 이르기까지 즐겨 따라했다. 「악을 쓴다」고 혹평을 받기도 했던 두사람의 기운찬 창법이 인기를 끌었다.

『당시 중고등학교나 양로원등에서 공연을 많이 했는데 어딜 가나 이노래는 박수를 많이 받았습니다. 우리의 것을 바탕으로 하면 큰 힘을 발휘할 수 있다는 것을 깊이 느꼈죠』 김도향의 회고이다.

이 노래는 당시 현실비판적 정서를 가지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다른 포크가수들의 노래가 무더기로 금지곡으로 묶이는 가운데 가까스로 「생존」했다. 『「봉황」과 「님」은 희망을 상징하는 단어들입니다. 「벽오동」은 이들이 오지 못하는 암울한 현실에서 체념같은 한숨을 토해내는 의미를 갖고 있지만 당국에서 눈치채지 못했죠. 오히려 「민요적인 포크」라며 반가워하고 장려했어요』 김도향의 회고이다.

「투 코리안스」는 서로의 음악적 취향을 이유로 72년 10월 전격 해체했고 손창철은 곧 미국으로 이민, 현재까지 상업에 종사하고 있다.

그러나 김도향은 몇번의 변신을 통해, 특이한 음악인으로 거듭난다. 그는 팀 해체 이후 「바보처럼 살았군요」등 몇곡을 더 발표하고 광고에 뛰어들어 국내 광고음악을 크게 발전시켰다. 「써니텐」의 CM송등 그가 만든 광고음악은 2천여곡에 이른다. 또 10여년 전부터 태교, 선등과 관련된 명상음악에 심취, 독보적인 영역을 개척하고 있다.<권오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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