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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적끊겨 「불안의 정적」만/「콜레라 공포」 천안북면·강화도 르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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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적끊겨 「불안의 정적」만/「콜레라 공포」 천안북면·강화도 르포

입력
1995.09.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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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도 안다녀 “절해고도”/“잡아봤자” 어민 출어포기/추석연휴 실종… 횟집·음식점 생계 걱정【강화·천안=박희정·박진용 기자】 콜레라가 집단 발병한 충남 천안시 북면일대와 강화도는 오는 사람도 가는 사람도 없는 절해고도였다. 실종된 추석연휴를 보낸 주민들은 고립된 채 불안한 나날을 보내고 있고 횟집이나 음식점들은 개점휴업상태로 생계에 큰 타격을 받고 있었다.

천안도심에서 13 떨어진 천안시 북면입구 3곳에는 지난 7일 하오부터 육중한 바리케이드가 20개마을 4천1백여주민의 출입을 차단했고 하루 4차례씩 드나들던 시내버스도 종적을 감췄다. 도보건당국은 이날 하오부터 통제를 일단 해제하고 국민학교의 휴교조치도 12일부터 풀기로 했으나 이날 다시 의사콜레라환자 3명이 더 발생해 사실상 통제가 계속되고 있다.

환자가 처음으로 발생한 양곡리마을은 10여명이 입원해 있기 때문인지 쥐죽은 듯 조용했다. 47가구 주민들은 일손을 놓고 삼삼오오 마을입구에 모여 『입원한 사람들의 콜레라여부가 아직 판명되지 않아 불안하고 초조한 마음뿐』이라며 『아무리 손발을 씻고 돼지우리를 소독해도 마음이 안 놓인다』고 말했다.

부인이 입원했다는 김승진(40)씨는 『답답한 마음에 이웃마을에 가면 「콜레라」를 퍼뜨린 사람들이라고 욕하고 「콜레라」가 왔다며 난리를 쳐 이웃마을끼리 험악해지고 있다』고 마을분위기를 전했다.

7일 콜레라가 처음 발견됐던 강화도는 콜레라공포와 함께 주민의 대부분인 어민들과 횟집종사자들의 생계걱정이 크다. 추석 대목을 위해 어패류를 장만했던 주민들은 썩어버린 생선을 버리고 어민들은 포구에 배를 묶어놓은 채 한숨만 쉬고 있다. 서울손님들로 발디딜틈이 없던 외포리, 황청포구등 횟집에는 하루종일 손님들을 찾아볼 수 없었다.

3대째 어업으로 생계를 꾸려왔다는 조재영(48)씨는 『콜레라 때문에 고기를 잡아봤자 사 갈 사람이 없는데 무슨 소용이 있느냐』며 시름에 잠겼다. 2명의 환자가 발생한 서도면 주문도리 주민들은 지난 8일 소라 등을 하역하려다 이를 막는 군청직원들과 심하게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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