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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여성대회/GO회의,여성의 「성적 권리」 합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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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여성대회/GO회의,여성의 「성적 권리」 합의

입력
1995.09.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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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본회의 통과 관심… 낙태 합법화는 제외베이징(북경)에서 열리고 있는 제4차 세계여성대회 정부기구(GO)회의에서 그간 논란을 빚어왔던 여성의 성적 권리(SEXUAL RIGHT)에 대한 합의가 이루어졌다.

10일 주위원회 회의에서 합의된 바에 의하면 여성은「강요나 차별 폭력에 의하지 않고」자신의 성을 결정할 권리가 있다. 이는 바꿔 말하면 여성은 상호 합의가 아니면 어떤 이유에서든 남성의 성적 요구를 거절할 수 있다는 뜻이다. 보다 넓은 의미에서는 원치 않는 아이를 갖지 않을 수도 있고 불가피한 경우에는 남성도 함께 책임을 져야한다. 그러나 낙태 문제에 관해서는 11일 실무회의 결과 유럽 국가들의 합법화 주장이 거부됨에 따라 일단 현실의 이중 구조를 그대로 유지하는 선에서 매듭이 지어졌다.

여성의 성적 권리는 지난 60년대 이래 서구를 중심으로 한 세계 여성운동가들이 끊임없이 외쳐온 주제다. 이들은 성행위를 단순한 출산의 수단이 아닌 남녀간의 기본적인 관계의 문제로 규정한다. 따라서 여성의 성적 권리가 확보되지 않고서는 진정한 남녀평등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국제무대에서 이같은 주장은 오래도록 배척되어 왔다. 특히 보수적인 바티칸과 여성은 남성을 위해 성적 봉사를 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믿는 이슬람 국가들의 반대가 가장 거셌다. 이들은 이번 회의에서도 마지막까지 자신들의 입장을 고집했으나 10일 밤늦게까지 계속된 토론 결과 결국 모든 국가들이 여성의 성적 권리에 관해 어렵사리 합의를 봤다.

다소 추상적이긴 하지만 만일 이같은 합의사항이 14일부터 열릴 본회의에서 받아들여진다면 이는 남녀간의 성적 평등을 실현하는데 있어 획기적인 전기가 되는 셈이다. 인신매매와 강간방지, 에이즈예방 등 구체적인 사항들도 여기서부터 비롯된다. 여성의 성적 권리를 줄곳 주장해온 국제여성건강연합 조안 던롭회장은 『이같은 국제회의에서 성에 관한 논의가 본격적으로 이루어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이는 세계적인 변화의 증거』라고 만족해했다. 이번 합의는 지난 5일 성 용어의 영문표기를 섹스(SEX)대신 젠더(GENDER)로 결정한 것과 함께 15일 채택될 이번 회의의 행동강령에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베이징=김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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