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권후반기 고려 신뢰인물 선택”/인사적체도 상당부분 해소될듯명실상부한 검찰사시 시대를 여는 새 검찰총장에 김기수(사시 2회)서울고검장이 내정된데는 김영삼정부의 집권후반기 사정 구도와 후속인사를 통한 검찰의 조직정비등을 고려한 다각적인 포석이 깔려 있다고 할 수 있다.
우선 김차기총장 인선은 업무추진력이나 조직장악력등 여러면에서 무리없는 선택이라는 것이 검찰내부의 대체적인 평가다.
그러나 그의 능력이나 자질과 상관없이 김대통령의 경남고후배라는 「연고성」으로 인해 이번 인선이 대통령의 집권 후반구도와 맞물려 있음은 쉽게 유추할 수 있다.
이는 현정부가 개혁정책의 지속과 통치권의 누수현상방지라는 두가지 측면을 동시에 달성하기 위해서는 대대적인 사정이 불가피하며 검찰이 그 사정의 주역이 될 수밖에 없다는 상황논리에 근거하고 있다.
따라서 앞으로 사정작업과 내년의 총선 및 내후년의 대선정국을 무난히 이끌어 가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대통령과 원활한 교감을 이룰 수 있는 인물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는 분석이다.
이 점이 안우만 법무부장관―김기수검찰총장 체제가 들어설 경우 장관과 총장을 경남고 출신이 독점한다는 곱지 않은 시선에도 불구하고 김차기총장이 낙점된 배경이며 검찰내부에서조차 평가가 엇갈리는 이유이기도 하다.
특히 사시총장시대의 개막과 함께 권력의 그늘에 안주해 온 검찰의 과거상에 대한 국민의 불만과 새로운 검찰상 정립에의 기대가 커지는 시점에서 김차기총장이 검찰의 궁극적 이상이랄 수 있는 검찰권 독립을 이루는데 얼마나 기여할 수 있을 지에 대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검찰내에서는 『김차기총장의 원만한 성품과 선이 굵은 업무 스타일을 고려할 때 오히려 외풍을 차단하는 바람막이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평가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권력상층부와 긴밀한 교감이 오히려 검찰권 행사의 형평성을 의심받는 원인이 될 수도 있다는 지적이 있는 것도 또한 사실이다.
당장 김차기총장 앞에는 검찰의 정치적 중립에 대한 신념을 가늠할만한 현안들이 산적해 있다. 정치권에 대한 「제2사정」이 이미 진행중이며 6·27선거사범에 대한 후속처리등이 신임총장의 몫으로 남겨져 있다. 사정수사와 선거사범 처리과정에서 정치적 중립성과 검찰권행사의 형평성을 얼마나 담보할 수 있느냐에 앞으로 검찰에 대한 국민의 평가가 달려 있다고 볼 수 있다.
또 지방자치이후 중앙정부가 지방정부를 견제할 수 있는 수단이 사실상 검찰권에 집중돼 있다는 점도 신임 총장의 어깨를 무겁게 하는 부분이다.
한편 검찰내부적으로는 김차기총장이 사시1회의 송종의 대검차장을 제치고 검찰총수에 오름으로써 인사에 한결 숨통을 틔울 수 있게 됐다.
송대검차장을 비롯, 김신임총장과 사시 동기생들인 고검장·지검장 3∼4명이 퇴진할 것으로 예상돼 검찰은 사시―고시의 완전한 세대교체와 함께 대대적인 인사 회오리에 휩싸일 전망이다.<김승일 기자>김승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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