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대시설 범위 최대쟁점/남북 직접대화채널 열려한·미·일 3국이 공동 참여하는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측과 북한간의 경수로공급협정 체결을 위한 제1차 회담이 11일 콸라룸푸르서 시작됐다.
지난 6월 북미간 준고위급회담 타결이후 3개월여만에 열리는 이번 협상에서 한국은 KEDO를 통해 북한과 핵문제 해결과 관련된 첫 대좌를 가졌다. 북한은 첫회의에서 KEDO의 일원으로 협상에 참여하는 최영진 사무차장등 한국인 대표에 대해 특별한 문제제기를 하지 않았다. 이는 남북간에 직접적인 대화채널이 확보되었다는 시그널로 평가될 수도 있다.
경수로공급협정 체결에는 일반적인 국제계약의 관행에 비춰보면 최소한 6개월이상이 소요된다. 따라서 KEDO와 북한간의 이번 협상은 상견례와 향후 협상의 추이를 가늠하는 탐색전으로 끝날 공산이 크다.
구체적으로 KEDO측은 한·미·일 3국이 공동으로 마련한 공급협정의 초안을 북측에 제시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북측은 이 초안에 대해 이번 회담에서 즉각적인 반응을 보일 수도 있으나 세부적인 검토후 차기회담에서 자신들의 이해득실과 관련된 공세를 펼 가능성이 높다고 정부당국자들은 설명한다.
경수로공급협정에 담겨질 내용과 관련, KEDO와 북한간에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는 핵심쟁점은 ▲경수로관련 부대시설의 공급범위 ▲한국의 주계약기업및 미국 프로그램코디네이터(PC)의 역할 ▲가격및 대금상환조건 ▲공사기간및 조건 ▲사업관계자들의 신변보장등이다. 이중 최대쟁점은 경수로부대시설로 북측은 송배전설비, 모의 작동장치, 핵연료가공공장등 10억달러에 이르는 추가요구를 하고 있는 반면 KEDO측은 부지정리등 통상적인 공급범위에 이를 국한시켜야 한다는 입장이다.
북한은 기존의 흑연감속로 동결에 따른 손실을 경수로 대금상환시 상계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어 이문제 역시 논란이 불가피하다.
이같은 쟁점들이 앞으로 수개월간 계속될 협상에서 원만히 해결될 수 있을지는 북한의 내부정세및 기본정책, 대표단의 유연성여부등에 달려있다고 봐야한다. 이와관련, 북한이 회담의 수석대표에 협상파로 알려진 허종 외교부순회대사를 선정한 것은 긍정적인 측면이 있다는 평가를 받고있다. 이와함께 북한이 원자력전문가보다는 외교부 인물들을 대표단에 대거 포진시킨 것은 공급협정 체결과정에서도 상당히 정치적인 논란이 계속될 것임을 시사해주고 있다.<홍윤오 기자>홍윤오>
◎북·미 핵협상때 실무대표/북측 대표단장 허종
콸라룸푸르 경수로공급협상의 북측 대표단장 허종은 북한 외교부 본부대사이다. 93년부터 진행돼 온 북·미핵협상때 줄곧 강석주 대표 밑에서 실무대표의 역할을 맡아 오다 이번 경수로 공급협상에서 스티븐 보즈워스 KDEO사무총장의 맞수로 첫 대표단장 역할을 맡게됐다.
유창한 영어실력과 세련된 매너를 지닌 몇 안되는 북한외교관 가운데 한사람인 그가 외부세계에 알려지기는 80년대말 유엔 주재 차석대사시절부터. 93년 6월 뉴욕에서 열린 제1단계 북·미고위급회담 이후 토머스 허바드 미국무부 부차관보의 카운터파트로서 등장해 유명해졌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