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머티스관절염과 증상 비슷 “요주의”/약물치료와 운동요법등 병행하도록40대중반의 주부가 전신이 쑤시고 피곤하다며 병원에 찾아왔다. 이 환자는 완고한 시어머니를 모시면서 평소 엄청난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었다. 밤새도록 악몽이 계속돼 자고나도 온몸이 찌뿌드드하고 개운하지 않았다. 급한 대로 동네약국에서 약을 지어 먹었으나 효과는 없었다.
「관절이상」이 염려돼 근처 병원에서 종합검사를 했으나 혈액검사 결과 「류머티스(항체)」는 나오지 않았고 X선검사에서도 아무 이상이 없었다. 그러나 병명을 알 수 없어 더욱 불안하기만 했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만지는 곳마다 아프고 손발이 붓고 저렸으며 위장장애와 두통까지 생겼다.
주위사람들은 산후조리를 잘못한 탓이거나 스트레스 때문이라고 했다. 또 「관절염」이라면서 그냥두면 불구가 되니 큰 병원에 가 보라는 사람도 있었다. 관절에는 침이 좋으니 침을 맞아보라는 권유도 있었다. 심지어 고양이나 염소를 먹어보라는 사람도 많았다.
이 환자는 겉으로는 멀쩡해 가족에게, 특히 시어머니에게는 내색하지도 못한 채 혼자 꿍꿍 앓으며 이런저런 치료를 해왔다고 했다. 이러던 중 최근 집안일로 신경을 많이 쓰면서 증상이 악화해 큰 병원을 찾게 됐다는 것이다. 진단결과 이 환자는 섬유조직염을 앓고 있는 것으로 판명됐다.
환자에게 이 병은 류머티스관절염과 달리 관절이 변형되거나 불구가 되지 않는다는 점을 설명한 후 약물치료와 함께 운동요법과 물리치료를 병행하도록 권했다.
섬유조직염은 일반인들에게는 다소 생소하게 들리지만 우리 주위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질병이다. 한양대병원 류머티스센터에선 류머티스관절염, 퇴행성관절염에 이어 외래환자가 세번째로 많다.미국등 서양에선 류머티스관절염보다 오히려 더 흔한 편이다. 섬유조직염은 류머티스관절염과 증상이 유사해 오진이 많다. 중년여성의 질병은 모두 산후조리의 잘못으로 돌리는 국내현실에서 그동안 많은 주부들이 실제로는 섬유조직염으로 고생했을 것으로 추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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