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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해보도 대내·외용 “따로 따로”/중앙통신 “사망자만 68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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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해보도 대내·외용 “따로 따로”/중앙통신 “사망자만 68명”

입력
1995.09.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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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방송 “인명피해 없다”/대외적으론 피해 심각성부각 국제지원 유도/안으론 복구지휘 김정일 영도력 찬양에 이용북한이 7월부터 지난달까지 발생한 수해를 보도하면서 매체를 교묘하게 선별, 대내용과 대외용 보도를 대조적으로 구분하고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북한주민들이 모두 청취하는 대내용과 대외용 보도를 구분해 정보를 통제하는 것은 늘 있어온 일이다. 일례로 북한은 김용순 당비서의 말지 회견내용(일본이 식민지배 사죄 의미로 쌀지원을 하는 것이란 발언)이 일본에서 문제가 되자 중앙통신을 통해 『일본의 쌀지원은 인도주의적 선의의 표시로 제공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번 수해와 관련된 보도처럼 철저하게 서로 다른 내용을 동시에 내보낸 적은 없었다는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북한은 대외적으로는 피해의 정도가 심각하다는 점을 부각시켜 국제적인 지원을 유도하는 반면, 대내적으로는 피해복구를 김정일이 진두지휘하고 있다는 점을 부각시켜 수해를 김정일의 영도력 찬양에 이용하고 있다.

특히 대조되는 것은 이번 홍수와 관련된 인명피해 보도다. 북한은 지난 6일 중앙통신 보도를 통해 『무더기 비로 68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고 구체적인 수치를 밝히면서 『황해남북도 일원에서만 17만정보의 농경지와 1백20만톤의 곡물손실을 입었다』고 밝혔다. 중앙통신의 보도내용은 일반주민에게는 일체 전해지지 않으며 노동신문등 북한의 언론기관과 각 행정기관에만 선별적으로 전해진다. 북한이 선별보도로 언론을 조작할 때 가장 많이 이용되는게 바로 중앙통신이다.

반면 일반주민이 청취하는 중앙방송은 지난달 28일 『해방후 처음보는 대홍수에도 불구하고 단 한명의 인명피해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 방송은 또 『인민 운명의 보호자인 김정일 장군님이 황해북도 수해지역에 수륙양용차와 비행기를 보내 수천명의 주민들을 구원해주셨다』면서 『수해현장에 1백80톤의 양곡, 6백50톤의 부식물, 2만3천8백여점의 침구류등이 지원됐다』고 말하는등 주로 복구작업만을 보도했다.

일반주민이 보유하고 있는 라디오는 모두 중앙방송으로 채널이 고정돼 있다.

북한이 이번 수해를 처음 보도한 것은 지난달 18일. 당시에는 중앙방송과 중앙통신 모두를 통해 각지역별 강우량과 재난구조 사실등만을 간략히 보도한 뒤 재난수습을 김정일이 진두지휘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내외통신에 의하면 TV보도도 수해현장의 화면은 단 한차례도 내보내지 않으면서 구호품전달 광경만을 한두차례 방영했다.

유엔의 인도적지원국(DHA)등 국제기구 조사단의 도착 출국기사도 중앙통신으로만 보도돼 일반주민은 알 수 없었다.

내외통신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의 우박피해에 대해서도 일체 함구하는등 북한의 방송은 부정적인 사실을 보도하지 않는게 관례』라면서 『비록 재난구조 상황만을 보도하고 있지만 그 자체 만으로도 북한으로서는 이례적인 것으로 이는 이번 수해가 심각한 것임을 말해주는 대목 』이라고 말했다.<유승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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