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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의 역사」/스티븐 호킹 저(우리시대의 신고전: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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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의 역사」/스티븐 호킹 저(우리시대의 신고전:7)

입력
1995.09.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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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성이론과 양자론 접목/우주생성의 신비 규명/「방사이론」으로 블랙홀개념 재정립도우주는 어떻게 생성됐으며 어떻게 변해 갈 것인가. 우주에는 종말이 올 것인가. 「빅뱅(BIGBANG)에서 블랙홀까지」라는 부제가 붙은 「시간의 역사」(A BRIEF HISTORY OF TIME)는 우주가 한 특이점에서 대폭발로 팽창, 수많은 별이 생겨났다는 새로운 학설로 우주의 신비를 풀어낸 스티븐 호킹의 역저이다. 호킹은 거시의 세계인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과 미시의 세계를 지배하는 양자론등 20세기의 가장 위대한 두 이론을 접목시켜 「우주가 무에서 탄생했다」는 난제를 해결하고 새로운 이론을 도출함으로써 우주탄생의 신비를 한 꺼풀씩 벗겨내고 있다.

호킹교수의 작업은 케임브리지대 졸업논문 「특이점의 정리」에서 출발한다. 그는 어떤 거대한 별이 수축을 계속해 무한대에 가까운 밀도와 중력만 가진 상태의 특이점에서 대폭발(BIGBANG·우주생성 초기의 대폭발)을 일으켜 우주가 생겨났다고 주장한다. 수학자 로즈 펜로즈와 함께 모든 과학법칙이 성립되지 않는 「특이점」의 존재를 수학적으로 증명, 「블랙홀의 심장부는 밀도가 크지만 무한대는 아닐 것」이라고 믿어온 사람들의 논쟁을 종식시켰다.

「시간의 역사」에서 가장 관심을 끄는 것은 블랙홀에 대한 부분. 그는 미시세계에만 적용되던 양자론을 거대한 우주에 접목시켜 「빅뱅」의 막대한 힘이 작은 블랙홀들을 만들어 냈으며 이 블랙홀들은 엄청난 질량을 갖고 있으나 크기는 양자정도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이론적으로 제시했다. 또 블랙홀이 모든 것을 빨아들여 어떤 것도 그 영역에서 탈출할 수 없다는 기존 정설을 뒤엎고 끊임없이 방사선과 입자를 방출한다는 호킹방사이론(HAWKING RADIATION)을 양자역학적 방법으로 증명, 신비의 존재 블랙홀의 개념을 재정립했다.

호킹의 빛나는 업적중 하나는 「블랙홀의 증발이론」이다. 모든 것을 빨아들이는 블랙홀이 복사의 형태로 에너지를 내보내 결국 소멸해 버린다는 것이다. 불확정성원리에 의해 일부 소립자가 빛보다 빠르게 검은 구멍을 빠져 나오는데 「블랙홀이 검지 않다」고 한 것은 이를 가리킨 말이다.

우주의 운명에 대해서도 호킹은 새 모델과 이론을 제창해 충격을 주었다. 우주생성에 관해서는 그의 대폭발이론이 거의 정설로 굳어졌다. 대폭발로 우주의 팽창이 시작되는 순간부터 일어난 자연현상은 모두 기존의 상대성이론과 양자역학으로 설명할 수 있다.

호킹의 우주는 시간과 공간 모두에서 어떤 경계나 모서리도 없으며 자연발생적으로 생긴 수많은 아기우주가 동시에 존재한다. 이른바 「무경계우주론」이 옳다면 우리는 단순한 우주, 즉 「시작도 끝도 없이 그저 존재할 따름인 신(신)이 할일 없는 우주에 살고 있는 셈」이라며 호킹은 「우주는 창조되거나 파괴되는 것이 아니다. 다만 존재할 뿐」이라는 결론을 내린다.

「스티븐 호킹의 새로운 검은 구멍」의 저자인 국립천문대 박석재(38)박사는 『블랙홀이 검지 않다는 이론은 1백40억광년 거리에 있는 퀘이사은하의 존재가 확인되면서 검증됐다』며 『호킹박사는 요즘 우주초기의 「플랑크시간이전」에 존재한 중력 전자기력 강력 약력등 4가지 힘이 하나로 통일된초대칭시간, 즉 초대칭이론을 연구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시간의 역사」는 호킹교수가 대중이 이해하기 쉽게 풀어 쓴 책이다. 그러나 역시 어렵다. 출간당시 호킹은 「책에 방정식을 넣으면 판매량이 반감될 것」이라는 충고를 들어야 했다. 유일하게 인용한 방정식은 아인슈타인의 유명한 「E=MC²」. 그는 책머리에 「이 방정식을 집어 넣은 것이 독자들에게 겁을 주는 일이 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익살을 부리기도 했다. 「시간의 역사」는 88년 출간돼 영국 출판사상 최장기 베스트셀러기록(2백33주간)을 세웠다. 국내에서는 90년 삼성출판사에서 번역 출간해 지금까지 43쇄 40만여권이 팔렸다.<여동은 기자>

◎스티븐 호킹은 누구인가/옥스퍼드·케임브리지서 물리학전공/74년 사상 최연소 영 왕립학회 회원에

스티븐 호킹(STEPHEN W.HAWKING)은 1942년 영국 옥스퍼드에서 열대병 연구자인 아버지 프랭크 호킹과 공산당원이던 어머니 이사벨의 맏아들로 태어났다. 옥스퍼드와 케임브리지 대학원에서 물리학 우주론을 공부하고 팽창우주론의 대가 호일 밑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32세때인 74년 호킹방사이론으로 사상 최연소 영국왕립학회 회원이 된 그는 78년부터 영국천문학자로는 최고명예직인 케임브리지대 루카시안 석좌교수를 맡고 있다. 왕립천문학회의 에딩턴 메달과 미국물리학회의 대니 하이네먼상, 미국 과학재단이 주는 아인슈타인상을 받았다.

62년 불치병인 루게릭병(근위축성 측생경화증), 85년 폐렴에 걸려 휠체어에 앉은채 음성합성 컴퓨터로 의사소통을 하는 그는 기도에 관을 뚫어 호흡할 만큼 중증장애인이다. 65년 결혼, 2남1녀를 두었으나 90년 이혼했는데 함께 살고 있는 간호사와 곧 결혼할 것으로 알려졌다. 저서 「시간의 역사」외에 「블랙홀과 아기우주(BLACK HOLE AND BABY UNIVERSES)」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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