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시대 대남·미·일관계 주도 “외교술사”김정일 시대를 맞아 대남·대일·대미관계를 주도하고 있는 김용순(61)은 새로운 실력자로 떠올랐다. 각국에 쌀지원을 요청하고 있는 북한의 「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위원장으로 소개되면서 그의 활동이 더욱 눈에 띄고 있다. 최근에는 『일본이 과거의 사죄의미로 북한에 쌀을 제공한다』는 발언을 해서 일본측이 크게 반발하기도 했다.
90년 9월 북한 노동당과 일본의 자민당·사회당의 「3당평양합의」를 이끌어낸 인물이고, 지난해 7월에는 남북정상회담 준비를 위한 부총리급 북측대표로 나와서 우리에게 낯익은 얼굴이다. 오진우 국장때는 국가권력서열 28위로 소개되었는데 현재 맡고 있는 직책이 실질적이면서 다채롭다.
그는 ▲노동당 비서(대남담당) ▲당 중앙위원 ▲당 국제부장 ▲조선공무원직업동맹 부위원장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부위원장 ▲최고인민회의 통일정책위원회 위원장(대의원은 82년 제7기부터) ▲조선반핵평화위원회 위원장 ▲한일우호친선협회 최고고문 ▲8·15대축전 북측준비원장등을 겸직하고 있다.
아·태평화위원회는 지난 4월 「평양국제체육문화축전」을 주관했는데, 일본 미국등지에서 온 외국인사들을 만나는 얼굴마담 역할을 하기도 했다. 1934년 평남 평원에서 출생한 그는 김일성대학을 나와 모스크바대학에 유학했다. 60년 강원도 인민위원회 부위원장을 시작으로 공직에 몸을 담았고 원산시인민위원장을 거쳐 70년 이집트대사로 나가면서 외교관의 길을 걷는다. 80년에는 당 국제부 부부장으로 발탁되었는데, 이때부터 김정일의 각별한 신임을 받기 시작했다고 전해진다.
91년 부총리겸 외교부장 허담사망이후 최고인민회의 외교위원장을 거쳐 93년 통일위원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외교술사」라는 소리를 듣는 그는 앞으로 남북문제에 있어서도 중심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그와 정상회담준비를 위해 만났던 이홍구 총리(당시는 부총리 겸 통일원장관)는 「매우 합리적인 인물」이라고 평한 바 있다. 차분한 성격에다 화술이 좋고 개방론적 사고를 가지고 있다는 말을 듣기도 한다.<민병용·통일문제연구소 연구위원>민병용·통일문제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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