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기시험 폐지 대학성적·적성검사·면접 비중높여/외국어회화·사회봉사·서클활동도 주요 평가기준대기업마다 「채용혁신」바람이 일고 있다. 오는 12월 공채시험을 실시키로 한 대부분 주요그룹들은 이번 입사시험에서 필기시험을 폐지하는 대신 서류심사와 적성검사 토익 면접의 비중을 크게 높이는등 새로운 전형방법을 채택키로 했다. 이에따라 지금까지 입사의 관건이었던 필기성적 대신 충실한 대학성적, 영어회화능력, 창의력과 잠재력등이 입사시험의 당락을 좌우하게 될 전망이다. 올하반기 30대그룹의 채용규모는 지난해보다 15∼20%정도 늘어날 전망이다. 지난해 채용인원을 축소했던 삼성은 올해 4백명이 늘어난 3천명을 채용하고 현대 LG그룹도 채용규모를 지난해보다 10∼15% 늘릴 계획이다. 대우그룹은 1천7백∼1천8백명, 선경은 지난해보다 50명 늘어난 5백명을 선발할 예정이며 포철도 지난해보다 1백명 많은 6백명을 선발할 계획이다. 그러나 이같은 채용규모 확대에도 불구하고 「체감 취업문턱」은 더욱 높아졌다는게 대학졸업예정자들의 반응이다.
필기위주의 채용패턴이 뿌리부터 바뀌면서 앞으로 어떻게 취업을 준비해야할지 혼란스러워 하고 있기 때문이다.
올하반기 대기업 채용의 특징은 필기시험폐지, 토익및 토플성적 채택, 적성검사실시, 면접강화등이다.
특히 삼성 LG 선경 쌍용 한진 기아 한화 효성 코오롱 미원 고합 한일등 대부분 그룹이 필기 대신 적성검사를 도입키로 했다. 적성검사는 언어 수리 공간지각 상식능력을 평가하는 것으로 「벼락공부」로 효과를 볼 수 없는 잠재력 평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삼성이 도입키로 한 직무적성검사(SSAT)는 언어력 수리력등에 대한 기초 지적능력검사와 상황대처능력 대인관계능력등을 중점 파악하는 직무능력검사등 두가지로 구성돼 있다.
현재 영어시험 대신 토익이나 토플성적을 채택하고 있는 기업은 삼성 한진 기아 한화 금호 코오롱 한일등이며 쌍용과 선경등 여타그룹들이 이같은 방법을 검토중이다.
지금까지 「통과의례」로 여겼던 서류전형도 당락을 결정짓는 주요 변수로 등장했다. 특히 학교성적의 반영비중이 크게 높아졌으며 사회봉사 서클활동이 주요 기준으로 채택되고 있다. 현대그룹은 서류전형에서 성적과 외국어를 중점 평가키로 했고 쌍용은 대학성적과 서클활동에 높은 배점을 줄 예정이다.
이랜드는 인생의 목표와 유언 입사지원동기에 이르기까지 21개 항목으로 구성된 입사지원서를 가장 중요한 평가기준으로 삼고 있다.
면접방식도 갈수록 까다로워지고 있다.
대부분 임원과 실무부서장의 2단계 면접으로 이뤄지며 응시자 스스로 전문성있는 주제에 대해 의견과 소신을 밝히는 프리젠테이션 면접, 면접관이 응시자의 학력과 출신지를 모르는 백지상태에서 실시하는 블라인드 면접, 집단면접, 다차원면접등이 도입되고 있다.<남대희 기자>남대희>
◎채용혁신 선두주자 이랜드 박성남 부사장/“단편적 지식보다 적극적 사고 중요/21항목 질문서·집단면접 통해 선발”
이랜드그룹은 이미 오래전부터 필기시험을 치르지 않고 서류심사와 면접만으로 신입사원을 선발, 「채용혁신」의 선두주자 역할을 해왔다.
박성남(43)그룹 부사장은 『몸과 마음이 건강한 사람을 선발하려면 틀에 박힌 필기시험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단편적인 지식보다는 무한한 창의력과 잠재력을 지닌 인재를 발굴해 내는게 바로 기업의 경쟁력』이라고 강조했다.
연간 6백명의 신입사원을 뽑는 이랜드에는 해마다 2만5천명 정도가 응시한다. 입사의 당락을 결정짓는 요소는 8쪽분량의 입사지원서류. 삶을 통해 이루고 싶은 인생의 목표, 자신의 약점중 꼭 고치고 싶은 부분, 임종시 남기고 싶은 유언, 자신에게 영향을 준 사건 또는 인물등 총 21개 항목의 질문과 자기소개서에 충실하게 답변을 해야만 합격할 수 있다. 박부사장은 『적극적이고 긍정적인 사고를 지녔다면 외국어실력이나 상식이 다소 떨어져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며 『오히려 대학시절의 서클활동과 봉사활동등이 장차 최고경영자가 될 자질을 파악하는 중요한 단서가 된다』고 설명했다.
서류시험을 통과하면 두차례에 걸친 장시간의 집단면접을 거쳐야 한다. 특이한 점은 남성은 남성이, 여성은 여성이 평가한다는 점. 동성간의 평가가 정확하다는 판단에 근거한 것이다.
박부사장은 『전체 직원의 40% 정도가 여직원이며 승진시 남녀차별이 전혀 없다』며 『섬세한 감각과 탁월한 기획력을 지닌 여성 인력을 제대로 활용하는게 모든 기업의 당면과제』라고 지적했다.
이랜드는 해마다 35∼40%의 고속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박부사장은 『이랜드는 짧은 시간내에 자기성장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기회가 열려 있고 마치 대학 동아리처럼 분위기가 자유롭다』며 『최고경영자가 될 만한 인재를 뽑아 그가 자신의 잠재능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도와준게 바로 「이랜드 신화」창조의 밑거름이 됐다』고 말했다.<남대희 기자>남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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