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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세기 최악 민족분쟁 해결전기/「보」평화원칙합의 의미·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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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세기 최악 민족분쟁 해결전기/「보」평화원칙합의 의미·전망

입력
1995.09.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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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토경계선싸고 추후협상 진통가능성41개월째 참혹한 유혈 분쟁을 거듭해온 보스니아 사태에 드디어 「평화의 서광」이 비치기 시작했다. 보스니아 회교정부와 세르비아계 대표 등 구유고 분쟁당사자들이 8일 제네바에서 내전 종식을 위한 기본 원칙에 합의함으로써 「20세기 최악의 민족분쟁」을 평화적으로 마무리 할 수 있는 획기적 전기를 마련한 것이다.

미국의 평화중재안을 기초로 한 이번 원칙 합의는 크게 ▲보스니아 분쟁당사자간의 상호 실체 인정 ▲회교정부와 세르비아계간의 51대49(%) 영토 분할 합의 ▲단일국가로서의 보스니아 존속등 6개 사항을 골간으로 하고있다. 우선 보스니아 회교정부는 종전 입장에서 후퇴해 세르비아계의 자치 정부인 「세르브스카」를 인정하는 양보조치를 취했고 세르비아계는 이에대한 반대급부로 인근 세르비아공화국과의 합병을 유보함으로써 협상의 최대 매듭을 풀었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더욱이 회교정부가 보스니아 영토의 51%를, 세르비아계는 나머지 49%를 차지하는 내용의 영토분할안에 합의함으로써 「땅가르기」를 둘러싼 양측의 지루한 논란에 종지부를 찍었다.

물론 분쟁당사자간의 평화원칙 합의에도 불구, 보스니아사태의 전도가 장밋빛 일색만은 아니다. 이번 합의는 추후 협상을 위한 기본전제일뿐, 합의자체가 분쟁당사자간의 무력충돌을 즉각 중단시킬 수 있는 구속력은 없기 때문이다. 또한 회교정부와 세르비아계는 포괄적인 영토분할에는 합의했지만 보스니아내 세부적인 경계선에 합의하지 못했기때문에 자칫하면 추후 세부협상이 장기화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더욱이 이번 제네바 협상을 중재한 서방측은 강·온 양면책의 일환으로 세르비아계에 대해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의 공습을 통한 군사적 압력을 계속할 방침이다. 이는 세르비아계를 협상테이블로 유도하는 압력수단이 될 수 있지만 이와는 반대로 자칫 세르비아계의 반발이 격화될 경우 간신히 조성된 협상국면이 수포로 돌아갈 위험성도 내포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보스니아 분쟁당사자들간의 무르익은 협상 분위기를 감안할 때 그 어느때보다 사태의 평화적 해결 전망이 큰 것도 사실이다. 서방측은 이제까지 보스니아 중재를 위해 ▲리스본 계획(92년3월) ▲밴스―오웬안(92년8월) ▲HMS 인빈서블호 중재안(93년9월) ▲접촉그룹안(94년7월)등 수차례 협상안을 제시해왔지만 내전 당사자들의 거부로 번번이 좌절돼왔다. 하지만 최근들어 세르비아계의 급격한 세약화와 보스니아 회교정부내 온건파 득세, 서방의 확고한 중재의지등이 맞물리면서 협상분위기가 한껏 고조되고 있는 형국이다.

특히 리처드 홀브룩국무부차관보를 전면에 내세워 사태를 조만간 매듭짓겠다는 미국의 단호한 의지를 종합해 볼 때 협상을 통한 보스니아 내전의 종결은 보다 현실성있게 다가서고있다. 결국 이번 제네바 합의는 보스니아 내전당사자들의 이같은 협상 행보의 출발을 인도하는 청신호로 받아들여질 수 있는 것이다.<이상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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