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96년후 평론 82편 모아 100년간 흐름정리1백년의 역사를 가진 우리 문학평론의 흐름을 정리한 평론모음집 「한국의 문학비평」(민음사·전2권)이 나왔다. 서울대 권영민 교수가 1896년부터 1990년까지 발표된 주요 평론을 모은 이 책에는 평론가 69인의 글 82편이 발표순서에 따라 실려 있다.
임정 대통령을 지냈던 박은식 선생이 애국정신을 고취하려고 손수 번역한 「서사건국지」를 소개한 글(1907년)에서부터 이광수 최남선, 카프 평론가들이었던 임화 박영희 한설야등의 계급문학론, 순수문학을 옹호한 김동리 조연현의 대표적인 글이 망라돼 있다. 지금 활발하게 활동중인 유종호 김윤식 백낙청 조동일 김용직 임헌영 염무웅 김병익 김주연 김우창 김치수 최원식 성민엽 이남호 이동하 정과리씨의 평론도 수록됐다.
서두에 자신의 논문 「분단극복과 비평논리의 주체화를 위해」를 붙인 권교수는 「1920년대 이후 마르크스주의, 모더니즘, 분석주의등과 민족주의론, 휴머니즘론, 순수론등의 주장으로 이어진 우리 문학 분석의 틀은 방법론의 모색과 그 적용의 실패로 요약된다」며 그 원인을 식민지시대 문학이나 분단상황의 문학이 추구해야 할 가치와 이념을 명확하게 제시하지 못한 데서 찾았다.
권교수는 식민지시대 비평의 핵심에 있던 마르크스주의비평은 당대 문학의 현상을 민족주체적 입장에서 인식하고 그 문제성을 극복하는데 한계를 드러냈으며 30년대의 모더니즘은 서구취향의 지적 분위기를 연출해낸 하나의 포즈에 지나지 않았다고 해석한다. 분단 이후의 순수문학론은 분단논리에 안주하면서 그 논리에 따른 정치이데올로기를 암묵적으로 추종하는 또 다른 이데올로기의 확대로 귀결됐으며 분석주의비평은 삶의 조건과 역사적 현실로부터의 도피를 조장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 책에서 「분단상황을 주체적으로 인식하는 논리적 접근과 그 실천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김범수 기자>김범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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