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델버트 만/고전바탕 TV영화의 대가(박흥진의 명감독열전: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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델버트 만/고전바탕 TV영화의 대가(박흥진의 명감독열전:49)

입력
1995.09.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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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박·따뜻한 내용 「마티」 오스카영예/60년대 이후 다이내믹 스타일 추구90분 짜리 흑백 소품 「마티(MARTY)」(55년·UA작)는 가슴을 따뜻하게 해주는 아름답고 정감 가득한 명작이다. 이 영화에 나오기 전까지만 해도 악역 단골의 성격 배우였던 어니스트 보그나인이 민감하고 다정다감하며 가슴에 와닿는 연기를 해 아카데미와 칸영화제 주연상을 받았다. 그 후 빅스타가 됐다.

이탈리아계로 비대한 체구에 추남인 마티(어니스트 보그나인)는 뉴욕 브롱스에서 홀어머니와 단둘이 살며 푸줏간을 경영하는 34세의 노총각.

외모는 고릴라같이 생겼지만 착한 마티는 효성이 지극하고 감수성이 예민하다. 그러나 추남에 직업도 남들이 깔보는 것이어서 만나는 여자마다 퇴짜를 놓는다.

동네 아주머니들은 고기를 사러와서는 마티에게 『당신 동생도 결혼해 아기를 낳는데 당신은 도대체 뭐하는거요. 부끄러운줄 알아요』라며 한마디씩 마티의 심사를 건드려 놓는다. 집에서는 또 어머니가 『마티야, 넌 도대체 언제나 착한 여자 얻어 장가갈래』라며 보챈다.

특별한 미래는 없고 그저 자기 일에만 충실한 마티는 토요일 저녁이면 가게문을 닫고 단짝 친구 앤지와 함께 「오늘은 또 뭘하며 시간을 보내나」하는 문제 때문에 고민이 많다.

그러던 어느 토요일밤 앤지와 함께 댄스홀을 찾은 마티는 파트너에게서 딱지를 맞은 조강지처형 노처녀 클라라(베시 블레어)를 알게되면서 그녀에게 마음이 끌린다. 무난하게 생긴 29세의 화학교사인 클라라도 마티처럼 희망도 애인도 없는 따분한 삶을 살고 있지만 고운 마음을 지닌 여인.

앤지를 비롯해 자기 어머니까지 클라라가 못생긴데다 이탈리아인이 아니라고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자 마음 약한 마티는 주춤한다. 그러나 마티는 자신의 클라라에 대한 사랑을 깨닫고 자기 목소리를 기다리고 있는 클라라에게 전화 다이얼을 돌린다.

사실적이고 소박하며 가슴 따뜻한 이영화는 50년대 중반 TV드라마의 황금기에 글재주가 뛰어난 TV작가 패티 차예프스키가 쓴 TV드라마가 원전이다. 이영화를 감독한 델버트 만(DELBERT MANN·75)은 TV드라마감독 출신이다.

자신이 감독한 TV드라마 「마티」로 영화에 데뷔, 대뜸 아카데미상을 받았다. 이영화는 또 아카데미 작품, 각본상도 받았다.

예일대에서 연극을 공부한 만은 무대감독을 거쳐 50년대 초 TV드라마로 명성을 쌓았다. 처음 영화들은 의미심장한 주제와 연기에 치중, 영화적 광채가 모자랐다. 그러던 중에서도 「분리된 테이블들」은 만의 또다른 수작으로 손꼽힌다.

60년대 들어 극적 내용보다 다이내믹한 스타일을 추구했다. 로맨틱 코미디 「돌아오라 내사랑」과 모험영화 「독수리의 운집」이 그런 것들. 60년대 후반부터 80년대 후반 은퇴할 때까지 「하이디」 「제인 에어」 「데이비드 코퍼필드」등 고전을 바탕으로 한 TV영화를 다수 만들었다.<미주본사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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