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비보증금 65만원·전파사용료 등 모두 공짜/대당 15만원까지… 같은번호 얼마든지 가능전화번호 하나로 여러대의 휴대폰을 사용할 수 있게 불법복제해 준 업자들이 구속돼 소문으로 나돌던 휴대폰번호 전문복제업자의 존재가 사실로 확인됐다.
특히 서울시내의 일부 핸드폰 영업점들이 이들과 손잡고 휴대폰 고유번호를 불법복제해 온 사실이 밝혀져 충격적이다.
휴대폰 복제는 등록이 안된 휴대폰에 등록된 휴대폰의 「헥사번호(휴대폰 고유번호)」를 「헥사조정기」를 사용해 입력만 하면된다. 과거에는 헥사번호가 입력된 집적회로를 바꿔야만 했지만 요즘 생산되는 제품은 「전자 롬 집적회로」가 내장돼 입력내용을 쉽게 바꿀 수 있다. 헥사조정기만 있으면 같은 번호의 휴대폰을 얼마든지 복제해낼 수 있다는 뜻이다.
검찰에 의하면 불법복제업자들은 헥사조정기를 가방에 넣고 다니며 휴대폰판매상들에게서 고객을 소개받아 왔다. 이들은 수리를 맡긴 휴대폰의 고유번호나 특정회사의 공용 휴대폰 고유번호를 미리 알아놓았다가 의뢰고객에게 이 번호를 복제했다. 불법복제업자들은 이 과정에서 2만원에서 15만원 정도의 복제비용을 받아 판매상과 2대1의 비율로 나눠가졌으며 서로 긴밀한 연락체계를 유지해 왔다.
휴대폰이용자들은 전화번호를 복제해 사용하면 설비보증금 65만원을 예치하지않을뿐 아니라 면허세 허가신청료등 수수료 5만1천원, 월 기본요금 2만7천원, 분기별 전파사용료 1만8천3백40원등을 내지않고 휴대폰을 사용할 수 있다. 반면 복제휴대폰의 이용료가 복제에 쓰인 등록된 휴대폰 소유주에게 청구되는등의 큰 부작용을 피할 수 없다. 또 불법복제자 이용자가 크게 늘면서 무선통신량이 폭증, 교환기상의 통신장애가 자주 발생해 정상적인 요금을 내는 일반 이용자들이 큰 피해를 보고있다.
아직은 불법복제가 남의 휴대폰 번호를 몰래 사용하기 위해서라기 보다 한개의 고유번호로 여러대를 동시에 사용하기 위한 것이 많아 큰 문제가 되지않을수도 있다. 실제로 휴대폰 불법복제를 의뢰하는 대부분의 고객들은 불법이라는 사실을 모르고 있다. 대다수의 일반인은 휴대폰복제를 일반전화기처럼 단순히 「브리지」하는 것으로 이해, 가족끼리 편리하게 사용하기 위해서 복제를 한 것으로 밝혀졌다.
현행 전파법에 의하면 남의 전화번호를 도용할 경우엔 형사처벌까지 받게돼 있다. 전문가들은 휴대폰의 불법복제를 가라앉히기 위해서는 『관련 법규나 처벌내용을 충분히 홍보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최서용 기자>최서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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