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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가 새풍속 「강좌파괴」 열풍/선실습에서 결혼준비 특강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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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가 새풍속 「강좌파괴」 열풍/선실습에서 결혼준비 특강까지…

입력
1995.09.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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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다른 주제·실생활 직결 이색수업 잇달아새학기들어 각 대학마다 이색강좌가 부쩍 늘어났다. 대개 교양선택과목으로 개설된 이들 강좌들은 신선하고 기발한 주제에다 실생활과 직결되는 효용성등으로 인해 골치아픈 학과공부에 짓눌려있는 학생들로부터 대단한 인기를 끌고있다.

동국대가 이번 학기에 교양과목으로 처음 개설한 「선실습」은 수강희망학생들을 미처 다 수용하지 못할만큼 큰 호응을 얻고있다. 매주 수요일 학교 선실인 「정각원」에서 여는 강좌에는 3백여명이 몰려 2시간씩 명상등을 통해 자아를 성찰하는 시간을 갖는다. 선에 임하는 마음가짐등에 대한 이론강의에 이어 본격적인 명상에 돌입한다. 일단 명상에 돌입하면 학생들은 수도승과 다름이 없다. 담당교수인 인환스님은 『선에 몰입하는 마음가짐은 누구나 똑같은 것』이라며 가부좌 자세가 흐트러지거나 졸음을 이기지 못하는 학생들의 어깨에 가차없이 죽비를 댄다. 인환스님은 『성적평가 기준을 세우기가 다소 어렵긴 하지만 아무래도 자세가 바른 사람이 좋은 점수를 받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서강대의 「결혼준비특강」은 이름그대로의 결혼준비과목이다. 따라서 졸업을 앞둔 4학년 학생들만 수강을 신청할 자격이 있다. 원래 결혼의 진정한 의미를 함께 모색하자는 취지에서 개설됐으나 그보다는 파트너를 구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진다는 점때문에 날로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강의는 선배 부부들의 강의에 이어 소그룹토론등으로 진행되는데 강의의 특성상 수강생의 성비를 맞추기 때문에 파트너를 구할 확률이 높다는 것이 학생들의 설명이다. 올해도 4백여명의 신청자들 가운데 남학생90명과 여학생 70명만이 자리를 얻었다. 15년째 강의를 맡고 있는 스팔라틴(한국명 신성용)신부는 『일부 학생들 사이에 「학기중에 커플을 이루면 무조건 A학점」이라는 소문이 나돌고 있다』며 『하지만 평가는 보고서와 독후감만으로 공정하게 이뤄진다』고 학생들의 「기대」를 일축한다.

서울대에서는 「여성의 건강」이 대표적인 인기 교양과목이다. 일생동안 여성이 겪게 되는 월경 폐경 임신 출산 피임 및 정신적 정서적 변화등과 이로 인해 여성들이 경험하게 되는 건강문제에 대한 이해가 과목의 목적이다. 수강신청에 「성공」한 3백여명의 학생중 남학생이 절반이상인 것도 이 과목의 특징이다. 지난 1일 2학기 개강 첫수업에는 50여명의 청강생들까지 몰려들어 대형강의실을 가득 메웠다. 사회대 이경덕군은 『미래의 애인을 이해하기 위해 수강신청 첫날 새벽 일찍부터 자리를 잡았다』고 말했다.

단국대가 이번 학기부터 개설한 「교양 합창」은 아마추어 음악도들에게 최고의 인기를 끄는 과목이다. 음악대학 학생들을 제외한 75명의 남녀가 모여 2시간동안 이동훈 교수의 지휘에 따라 노래를 부른다. 아마추어이기 때문에 성의가 없으리라는 예상과는 달리 학생들은 진지한 자세로 수업에 임한다. 이교수는 『학생들의 진지한 자세와 음악에 대한 열정때문에 벌써부터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한양대의 「21세기 세계와 한국」은 대기업간부 현직장관등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강사로 나선다. 강좌에는 김광호(삼성전자부회장) 정근모(과기처장관) 김지하(시인) 김태창(일본 규슈여대학장)등 업계 관계 문단 학계등 각분야별 호화강사진덕에 5백여명의 학생들이 몰려들 정도로 인기가 대단하다.<이상연·조철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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