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성」경계 단독회동 부정적청와대/“정식 서면요청… 거절 못할것”국민회의김대중 국민회의 총재가 공개제의한 김영삼 대통령과의 영수회담은 빛을 볼수있을까. 청와대측의 반응을 볼때 김총재의 손짓은 가까운 시일내에 결실을 맺기 힘들 것같다. 회담의 성격과 득실을 따지며 「주판알을 튀기는」 양측의 계산이 다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재의 정국상황을 볼때 적절한 시기에 두사람이 어떤 형식으로든 만나게 되리라는 관측도 상당해 귀추가 주목된다.
○…청와대는 김대중총재의 제의에 대해 『국민회의쪽에서 공식적으로 회담요청이 오면 그때 가서 면담사유와 진의를 파악한뒤 결정하겠다』며 입장표명을 유보하고 있다. 『국정운영을 위해 도움이 된다면 어느 누구와도 만나겠다는게 대통령의 생각』이라는 말도 덧붙인다.
그러나 청와대의 내면적 분위기는 김총재와의 단독회담에 관한한 부정적이다. 물론 국민회의를 제1야당으로 대접하면서 「1여3야시대」에 맞는 새로운 여야관계 정립의 필요성을 부인하는 것은 아니다. 또 김총재와 국민회의의 정치적 실체를 인정할 태세도 돼있다. 김대통령이 6일 측근인 이원종 정무수석을 김총재에게 보내 축하의 뜻을 표시한 것은 이런 맥락이다.
하지만 김대통령은 여전히 김총재의 「특별한 위상」을 인정할 생각이 없는 것같다. 몇차례의 비공식적인 자리에서 김대통령은 김총재의 정계복귀를 못마땅하게 생각하고 있음을 내비치기도 했다. 김대통령의 의중을 반영하듯 청와대 관계자들도 『지금 두 사람이 만나서 풀어야할 국정현안이 없다』고 말하고 있다.
따라서 청와대는 적절한 시점에 지난번 각계 지도자와의 면담과 유사한 형태로 두사람의 만남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 관계자는 『김대통령의 유엔연설이나 APEC정상회의참석등 외국방문을 전후해 야당지도자들을 모두 초청하게 되면 자연스럽게 김총재와 만나게 되지않겠느냐』고 말했다.
○…반면 김총재는 영수회담에 강한 집착을 보이고 있다. 김총재는 5일의 창당대회에서 김대통령과의 단독회담을 공식제의한 데 이어 7일중 청와대에 서면으로 김대통령과의 면담을 정식요청할 예정이다. 청와대측이 쉽게 거절할 수 없도록 분위기를 몰아가겠다는 복안이다.
측근들도 『제1야당 총재가 대통령에게 회담을 제의했는데 「NO」라고 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강한 기대감을 표시하고있다. 국민회의측은 특히 정기국회를 앞두고 검찰사정으로 인한 정국경색등이 김대통령과 여당에도 부담인 만큼 김대통령이 영수회담을 거부할 이유가 없다고 보는 것이다.
김총재가 김대통령과의 회담에 집착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무엇보다도 자신이 야권의 중심세력이고 국정의 가장 중요한 파트너임을 인정받겠다는 의도이다.
또 정계복귀와 신당창당과정에서 적지않은 여론의 비난을 감수해야했던 김총재는 영수회담을 통해 수세적 국면을 타개하고 정국의 중심인물로 확실히 자리잡겠다는 생각인 것같다. 아울러 현재의 정국을 4당구조에서 양당구조로, 신3김구도에서 양김구도로 만들어가겠다는 계산도 했음직하다.<신재민·이계성 기자>신재민·이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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