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1년 태동… 잇단 불핵실험 대항속 명성쌓아/28국에 40개지부… 정확한정보·자금력 과시『하나뿐인 우리 삶의 공간 초록별 지구를 지키자』
프랑스가 5일 핵실험을 단행함으로써 온몸을 내던져 이 실험을 저지하려 했던 국제환경보호단체 그린피스(GREEN PEACE)의 노력이 좌절되긴했으나 환경운동의 선구자로서의 이들의 활동이 또 다시 세계의 각광을 받았다. 그린피스는 비단 핵문제뿐 아니라 사라져가는 희귀동물및 열대림보호, 대기권 오염방지등 환경문제라면 가리지 않고 지구촌 어디라도 달려가는 「녹색의 전사」들이다.
그린피스는 지난 71년 단 3명의 환경운동가에 의해 태동했다. 당시 미국이 알류산열도에서 진행하려던 핵실험을 저지하기위해 그린피스를 결성한 이들은 작은 고기잡이 배를 타고 「골리앗 대 다윗」의 투쟁을 벌이며 환경운동 전면에 나섰다. 네덜란드의 수도 암스테르담에 본부를 두고 전세계 28개국에 40개의 지부를 두고 있는 현재의 거대한 조직에 비하면 격세지감이 아닐 수 없다. 회원만 3백여만명에 상근직원 9백명, 연간예산 약 7천3백90만달러로 웬만한 강대국 못지않은 영향력을 지닌 다국적 조직이다.
이러한 눈부신 성장을 가능케한 것은 아이러니컬하게도 프랑스의 역할이었다. 프랑스 무루로아 핵실험과 그린피스는 23년간에 걸친 대결 역사를 갖고 있다. 그린피스는 결성 이듬해인 72년 작은 범선을 타고 남태평양 무루로아로 달려갔다. 이번에는 프랑스가 실시하려는 대기권핵실험을 저지하기 위해서 였다. 그러나 전관수역을 지키던 프랑스 순양함은 4명의 대원을 태운 범선이 제한구역내로 진입하자 그대로 들이받아 버렸다. 이소식이 언론에 전해지며 그린피스는 국제적 명성을 얻었다.
악연은 이뿐 아니다. 85년 7월 무루로아에서 진행될 프랑스의 핵실험을 저지하기 위해 뉴질랜드 오클랜드항에 정박해 있던 그린피스의 시위선박 「레인보 워리어(무지개 전사)」에서 폭파사건이 일어났다. 당시 배에 타고있던 사진기자 한명이 숨지기도 했던 이 사건은 프랑스 정보국 소행임이 드러나 국방장관이하 관계자들이 줄줄이 사퇴하는 엄청난 파문을 빚었으며 그린피스는 「세계환경파수꾼」으로서 확고한 자리를 굳혔다.
그린피스의 막강한 힘은 일사불란한 조직체계와 풍부한 인적자원, 돈에서 나온다.
현재의 회장은 전 독일 지부장을 지낸 티로 보데(47)이다. 그러나 실질적 운영은 32개국의 대표로 구성된 「국제이사회」가 선임한 7인위원회가 맡고 있다. 회원중 대다수가 고학력 소지자로 정확한 데이터와 정보를 제시하는 것도 그린피스의 공신력을 높여주는데 한 몫한다.
자금은 전세계 지지자들로부터 오는 기부금으로 충당된다. 보통 1인당 50달러씩 내는데 정확한 기부금규모는 베일에 싸여있다.
이와관련, 그린피스의 활동에 대해 색안경을 끼고있는 쪽에서는 간혹 자금이 미 중앙정보국(CIA)이나 구소련의 국가안보위원회(KGB)등으로부터 흘러든다든지 대기업들로부터 「헌금」을 뜯어낸다는 의혹의 눈초리를 보내기도 한다.<윤석민 기자>윤석민>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