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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 1백32년 식민통치 “후유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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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 1백32년 식민통치 “후유증”

입력
1995.09.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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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단 테러 배후 지목 알제리 회교단체/수탈·빈곤·압제에 저항 명목 게릴라활동/작년에도 불여객기 납치 인질학살극 벌여프랑스를 공포에 떨게하고 있는 연쇄 폭탄테러의 유력한 배후로 알제리의 회교원리주의 세력이 지목되면서 1백32년간의 식민통치로 맺어진 프랑스와 알제리의 악연이 새삼 관심을 끌고 있다.

프랑스 경찰은 지난 7월25일 파리 생미셸지하역 폭탄테러를 시작으로 40일동안 무려 5차례나 이어지고 있는 폭발 및 폭탄설치사건이 과격 회교원리주의세력의 소행이라는 심증을 굳히고 있다.

현재 제1의 혐의자는 알제리 회교원리주의세력의 전위 게릴라단체인 이슬람무장그룹(GIA)이다. 이들은 프랑스가 알제리군사정권을 지원한다는 이유로 지난해 12월 에어 프랑스(AIR FRANCE) 여객기를 공중 납치, 인질학살극을 벌이는등 알제리 안팎에서 프랑스인을 비롯한 서방세력에 무차별 테러를 가해온 극단주의자들이다. 비록 기폭장치가 제대로 작동치 않아 대형참사를 면하긴 했었지만 승객이 가득찬 테제베(TGV)고속열차나 한낮의 시장터에서 무고한 민간인을 대상으로 조직적으로 폭탄테러를 시도할 세력은 이들 밖에 없다는 것이다.

지난 에어프랑스기 피랍 당시에는 납치범들이 한때 항공기에 연료를 가득채워 파리 상공에서 폭발시키는 자살공격도 고려했다는 후문이다.

이들의 원한에 찬 대불테러 활동은 프랑스 정부와 알제리 집권 군부, 그리고 GIA가 속해있는 반정부 이슬람구국전선(FIS)등 3자간에 얽혀있는 고리에서 비롯된다. 결론부터 말해 과거 식민종주국 프랑스와 매판·독재세력인 군부 대 FIS의 대결구도이다.

1830년 알제리를 장악한 프랑스는 이후 1백30여년간 혹독한 식민정책을 폈다. 영화에서 흔히 등장하는 외인부대가 탄압의 물리력을 제공하는 가운데 석유, 천연가스등 알제리의 자원을 마구 수탈했다. 프랑스는 또 현재 핵실험재개문제로 세계적 이목을 끌고 있는 남태평양의 무루로아환초로 실험장소를 옮기기까지 알제리의 사하라사막에서 17차례나 핵실험을 자행했다. 그것도 모두 엄청난 환경파괴를 불러일으키는 대기권 실험이었다.

알제리인들은 54년 프랑스가 베트남 디엔 비엔 푸의 패전으로 혼란스러운 틈을 타 근대역사상 가장 피비린내나는 독립투쟁으로 꼽히는 8년간의 무장항쟁을 벌인 끝에 62년 7월 독립했다.

그러나 프랑스와의 악연은 그치지 않았다. 수탈과 매판자본에 찌든 알제리는 독립후에도 빈곤과 압제를 벗어나지 못했고 이런 국민적 불만을 결집, 회교원리주의 단체인 FIS가 등장했다. FIS는 92년 1월 실시된 최초의 다당제 의회선거에서 압도적 지지를 받아 정권교체를 이룰 예정이었으나 군부가 쿠데타로 정권을 장악하자 이후 지하로 잠적한 채 알제리군부와 프랑스정부를 상대로 투쟁을 벌여왔다.

프랑스가 기득권을 보호하고 회교원리주의의 확산을 저지하기 위해 군부를 지원한다는 것이다.<윤석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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