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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정치국민회의의 창당(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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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정치국민회의의 창당(사설)

입력
1995.09.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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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씨가 이끄는 새정치국민회의가 5일 제1야당으로 정식 출범했다. 92년12월 대통령선거 패배와 동시 정계 은퇴를 선언했던 김씨는 이날 33개월만에 새 야당의 총재로 다시 정치를 재개한 셈이다.그동안 김총재가 국민앞에 보여준 정치적 처신에 대해서는 여러 차례 평가와 언급이 있었기 때문에 여기서 재론하고 싶지는 않다. 숱한 우여곡절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정치를 펴겠다고 새 정당을 공식 출범시킨 마당에 굳이 과거를 되씹고 싶지 않다는 말이다.

문제는 미래다. 세대교체 요구와 낡은 이미지의 장벽을 뚫고 신당이 얼마나 새 정치와 새 정당상을 구현할 것이냐 하는 것이다. 지금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고 있는 이 시대는 여당은 물론 야당의 변화도 아울러 요구하고 있다. 새 시대에 걸맞는 새로운 야당의 출현을 국민은 바라고 있는 것이다.

이날 창당대회를 통해 나타난 새정치국민회의의 모습을 보면 변신의 몸부림을 여러 군데서 엿볼 수 있다. 오랫동안 같은 역정을 걸어온 소위 가신 그룹과 특정지역출신 인사들을 뒷전으로 물리고 새 사람들을 전면에 내세운 것부터가 그렇다.

그리고 앞으로 새정치국민회의를 끌고 가는데 있어서도 부총재와 지도위원들에게 권한을 대폭 위임하고 김총재는 직접 나서지 않겠다고 거듭 밝히고 있는 것도 주목하고 싶다. 새정치국민회의가 김총재의 사당이 아니냐는 인식이 박혀 있기 때문에 독선·독주의 인상을 불식시키는데도 도움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지도위원회를 새로 도입하는 시도와 함께 당내 민주주의를 확산시키는 의미로도 보일 수 있다.

또한 이날 대회에서 김영삼대통령과의 회담을 선창한 것도 제1야당의 총재로서 할 수 있는 제스처다. 당장의 성사여부는 제쳐두더라도 야당이 먼저 대화를 하자는데 나무랄 사람은 없을 것이다. 청와대에서도 야당의 대화 제의에 인색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오히려 흔쾌히 수용하는 것이 여당으로서 당당한 자세가 아닐까.

이날 새정치국민회의가 보여준 몇가지 변화의 제스처만으로 새로운 정당, 참신한 야당이 되는 것은 아니다. 그러한 변신의 몸부림이 단순한 제스처에 그치지 않고 앞으로 실질적인 운영을 통해 체질화되고 생활화되도록 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꼭 당부하고 싶은 것은 제발 그 케케묵은 구태가 되살아나지 않도록 각별히 조심해야 한다는 것이다. 옛날의 나쁜 습관을 그대로 지니고 있으면 아무리 변화의 제스처를 쓰더라도 참신한 신당일 수 없다. 영락없는 구당에 불과할 따름이다. 과연 신당답다는 소리를 들을 수 있도록 신선한 정책도 개발하고 당략차원을 넘어선 정치를 할 수 있다면 집권여당에의 꿈이 현실로 나타날 수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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