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민련의 한축을 이루는 대구·경북지역(TK) 인사들은 한 목소리를 낼 수 있을까. 당안팎에서는 이에 대해 한마디로 『아니오』라고 대답한다. 이 때문에 당일각에서는 당내 TK인사들이 동상이몽이라는 견해도 적지않다.당내 TK를 대표하는 인사로는 박준규 최고고문, 김복동 수석부총재, 구자춘 박철언 부총재등이 있다. 이밖에 현역의원으로 박구일 정책위의장 유수호 이학원 현경자 의원등이 있다.
이들중 박부총재는 한동안 당사에 나타나지도 않고 김종필 총재에게 도전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지도체제개혁등을 주장해왔던 박부총재는 지난달 하순 출근이후 일단 당무에 협조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기는 하다. 그러나 박부총재는 4일 기자간담회에서 『당이 대구·경북지역과 함께하는 정당이라고 인식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며 『지도체제문제는 전당대회전 당헌개정위에서 절차를 밟아 진지하게 토의하겠다』고 말했다. 그가 얘기하는 지도체제개혁이란 집단지도체제를 겨냥하고 있으며 무엇보다 당내 「TK의 얼굴」은 자신이 돼야 한다는 속셈이 깔려 있는 것같다.
그러나 대부분의 TK인사들은 박부총재와는 다른 생각을 하고 있다. 특히 박최고고문, 구부총재, 유의원등은 한때 그가 당사에 나타나지 않고 밖에서 목소리를 내고 있는 행태에 대해 『당원이 당사에 나타나지 않고 밖에서만 떠들고 있다』며 불쾌한 반응을 보였었다. 특히 김총재와 그동안 정치적 노선을 함께 해온 구부총재는 『당선 가능성이 높은 인물을 많이 영입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박최고고문은 당내 공식회의에서 『자민련이 제1당이 될 수 있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는만큼 조직강화심사에서 절대 잡음이 있어서는 안된다』며 「충성론」을 펴고 있다. 그러나 그는 지난 7월중순 김총재에 보고하지 않은 채 김대중씨를 만나 당내 인사들로부터 『딴 생각이 있는 것 아니냐』는 따가운 눈총을 받았다. 박부총재와 인척관계인 김수석부총재는 『그는 내 말을 잘 듣는다』고 옹호하면서도 『당내에서 튀는 것은 좋지 않다』며 김총재 노선에 적극협력,자신의 위상을 강화하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박정책위의장은 김수석부총재 직계이고 이의원은 지역구 관리에만 매달리고있다. 당의 한 관계자는 『TK 인사들 상당수가 당내에서의 비중을 계산하고 있기 때문에 서로 협조가 안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당내분위기를 전하고 있다.<김광덕 기자>김광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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