곧 추석이다. 각지에 떨어져 살던 가족 친척들이 고향을 찾아 오래간만에 한자리에 모여서 조상에게 차례도 지내고 그동안 쌓였던 회포도 풀 수 있는 만남의 시간이다. 그뿐인가? 음식은 얼마나 풍성한가? 보통때 먹을 수 없는 특별한 음식들을 골고루 잔뜩 마련하여 실컷 먹고 마실 수 있으니 그 얼마나 좋은가?그런데 이 즐거운 모임을 매우 힘들어 하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맏며느리를 위시한 그 집안의 여자들이다. 남자들과 아이들은 끊임없이 먹어대며 즐기는 반면 그 수많은 사람들이 먹어야 할 음식을 장만하고 차리고 치우고 하느라고 여자들은 명절을 즐기기는커녕 고역이라고 불평한다. 뒤치다꺼리에 너무 힘들어 나는 짜증을 어디다가 하소연할 것인가? 결국 남편에게 힘든 「시집살이」불평을 하게 되니 모처럼의 명절이 남편에게도 스트레스로 다가온다.
앞으로는 몇몇 여자들만 힘들게 일하는 명절모임에서 가족 모든 사람이 일을 나눔으로써 다같이 즐기는 명절이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우선 제수마련도 큰집에만 맡기지 말고 모든 형제들이 각자 공평하게 준비해 큰집으로 가져가는 것은 어떨까?
각자 집에서 제수를 마련할 때는 주부 혼자 하지 말고 남편과 아이들이 함께 참여해 만들도록 한다. 제수를 마련하는 동안 이 음식을 드실 조상님에 관한 이야기를 자식들에게 해준다면 자연스럽게 조상과 자손간의 유대감이 형성될 것이고 집안내력도 아이들에게 들려줄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된다.
각집에서 마련한 제수를 젯상에 진설하여 조상님께 차례를 지낼 때 이 음식은 어느 자손 집에서 해왔다고 일일이 보고한다면 조상님도 아들 손자 손녀 며느리등 모든 자손들이 총동원돼 정성스럽게 마련한 제수를 흐뭇하게 여기실 것이다. 또한 제수마련 뿐만 아니라 설거지와 뒤치다꺼리도 남녀, 어른, 아이들 모두가 분담하면 일하는 사람, 노는 사람 따로 없는 다같이 즐기는 명절이 될 것이다. 내년으로 미루지 말고 올 추석부터 실천해 보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