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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희롱 등 다룬 「한국의 날」 행사 최대 성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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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희롱 등 다룬 「한국의 날」 행사 최대 성황

입력
1995.09.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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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여성운동 위상 드높였다/「정신대 결의문」 NGO 최대성과/여정치인 국제연대참여도 소득화이러우(회유)에서 열리고 있는 제4차 세계여성대회 비정부기구(NGO)포럼을 통해 한국 여성운동이 세계여성운동의 중심부에 한층 가까이 다가서고 있다.

5일 하오5시 포럼장내 커피 앤드 티 에리어 간이무대에서 한국NGO위원회 주최로 열린 「한국의 날」행사에는 이날 이벤트 가운데 가장 많은 5백여명의 참가자가 몰려 들었다.

「한국의 날」행사에 이같은 인파가 몰려든 것은 성희롱문제라는 공동의 관심사가 집중적으로 다뤄졌기 때문이다. 이날 행사의 하이라이트는 성폭력상담소가 마련한 마임극. 서울대 우조교사건을 소재로 한 이 마임은 참가자들로부터 큰 호응과 박수를 받았다.

성폭력상담소가 이날부터 우조교사건판결에 반대하는 서명을 받기 시작한데다가 「한국의날」행사에 초청받아 공동캠페인을 펼쳤던 일본의 교토대 성희롱사건 관계자들도 앞으로 활발한 활동을 벌일 예정이어서 성희롱은 이번 NGO포럼에서 중심주제로 떠오를 전망이다.

이에 앞서 4일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가 일본·필리핀 민간단체와 함께 개최한 정신대심포지엄도 1천여명이 참가해 이날의 최대행사가 됐다. 특히 북한의 「종군위안부및 태평양전쟁피해자 보상대책위원회」(종태위)가 이 심포지엄에 참가, 일본정부의 민간기금안 철회를 촉구하는 결의문을 행사 주최 4개단체와 공동으로 채택함으로써 이번 NGO포럼의 최대성과라는 평가를 받았다.

정신대문제는 이미 3일 NGO포럼조직위원회가 발간하는 소식지 「포럼95」에서 머리기사로 다뤄져 주요주제가 될 것이라고 예상됐다. 정신대를 소재로 한 여성문화예술기획의 거리공연사진과 함께 게재된 이 기사는 『전쟁중 여성에 대한 폭력은 반드시 근절돼야 한다』고 주장해 현재 전쟁이 벌어지고 있는 여러 나라 참가자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

이번 NGO포럼 과정에서 눈에 띄는 현상 가운데 하나가 민간단체들이 국가간 연대체제를 구축하고있는 것이다. 이같은 연대체제 중 가장 영향력이 클 것으로 예상되는 조직이 6일 결성될 세계여성정치인들의 비공식 네트워크이다. 이 조직에 우리나라의 김정숙(김정숙)여성정치연구소이사장이 참가하는 것도 알찬 성과라는 것이 한국측 참가자들의 평가이다.<화이러우(회유)=김지영 기자>

◎행사장 이모저모/각국연설 일정차질 손여사 70분 대기/힐러리 “여성·인류인권 똑같이 존중을”/북한주최 워크숍 우리측인사 대거참석 ○…한국 여성정책의 추진방향을 소개한 대통령부인 손명순 여사의 기조연설은 연설도중 한두 차례 박수를 받는등 무난했다는 평가.

손여사는 엷은 핑크색 한복을 입고 등단, 앞에 손을 모으고 고개를 숙여 인사를 한후 준비된 연설문을 한국말로 조용히 낭독했다.

손여사가 『이제 여성들은 21세기를 앞두고 미래지향적인 철학과 이웃을 사랑하고 참된 평화를 추구하는 세계관을 갖고 건전한 가정과 건강한 사회 그리고 푸른 자연을 지키는 운동을 전개하자』고 하자 이곳저곳에서 박수가 터졌다.

손여사는 11분간의 연설을 마친후 다시 손을 모아 2∼3번 고개숙여 인사하고 환하게 웃으며 퇴장했다.

○…이날 손여사가 기조연설을 시작한 후 6분여가 지나고 2∼3분간 갑자기 영어등 자동통역이 나오지 않아 리시버를 끼고 있던 참석자들이 잠시 소동. 곧 회의관계자등 3명이 다가와『기계작동에 문제가 있었다. 죄송하다』고 사과한후 영어통역이 재개돼 연설을 무난히 마쳤다.

○…손여사는 이날 하오 3시 25분(한국시간 하오 4시25분)국제회의장에 도착, 1층 엘리베이터 옆에 붙어 있는 우리나라 공보원인 「한국문화신문처」 현판에 잠시 관심을 보인후 바로 2층 귀빈실로 올라가 연설순서를 기다렸다.

손여사는 상오에 있을 예정이던 스리랑카, 우크라이나, 나미비아대표의 연설이 순연되고 예정에 없던 미대통령부인 힐러리 클린턴여사의 특별연설이 갑자기 끼어드는 바람에 1시간10여분을 귀빈실에서 황병태 주중대사등과 환담을 하면서 대기했다.

○…연설을 마친 손여사는 이날 하오9시 카오위다이(조어대)에서 이번 대회 취재를 위해 중국에 온 한국기자들과 만찬을 갖고 환담했다.

○…5일하오 힐러리 미대통령부인의 특별연설은 여성대회 참석자들의 큰 반향을 불러 일으켰다.

힐러리여사는 『이번회의의 목적은 여성의 힘을 기르고 여성의 인권을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것』이라고 강조하고『여성인권과 인류의 인권은 결코 분리될 수 없고 분리돼서도 안된다』고 역설해 박수와 환호를 받았다.

힐러리여사는 중국의 인권문제를 구체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어느 여성도 종교, 국가가 다르다고 차별대우나 고문을 받아서는 안된다』고 역설하고 『인류의 인권, 여성의 인권이 똑같이 존중돼야 한다는 것이 나의 메시지』라고 우회적으로 중국의 인권을 거론했다.

○…세계여성대회에 참석중인 미대통령 부인 힐러리 클린턴여사는 5일 중국의 비정부기구 (NGO) 회의를 취급하는 방식을 비난했다.

힐러리 여사는 이날 세계여성대회 특별연설에서 『여성들은 「자유롭게 말하고 들을 권리」가 있으며 「모이고 토론할 권리」도 있다』고 지적하고 『이 GO 회의에 참석하기를 원하는 NGO들이 참석할 수 없었다』고 항의했다.

○…이날 상오 11시 화이러우(회유) NGO포럼장내 M48건물에서 북한의 「종군위안부및 태평양전쟁피해자 보상대책위원회」가 주최한 군위안부문제에 관한 비디오상영및 워크숍에 우리측 인사들이 대거 참여해 북한의 정신대문제관련 활동에 대한 높은 관심을 반영.

1백50여명이 참석한 이날 행사에는 이연숙 여성단체협의회(여협)회장을 비롯, 박영혜 여협부회장 손봉숙 한국여성정치연구소장등 NGO관계자들은 물론 이우정, 강부자 의원 등 GO측 인사 10여명이 참석했다.<베이징=송대수·김지영 특파원>

◎손명순 여사 기조연설 요지

75년 제1차 세계여성대회 이후 유엔을 중심으로 세계 여러나라들은 여성의 발전과 남녀평등 실현을 위해 진력해왔습니다. 그 결과 오늘날 여성의 지위와 인권은 상당한 발전을 이루었습니다.

85년 나이로비 세계여성대회에서 채택된 「2000년을 향한 미래전략」의 이행을 검토하고 앞으로의 행동강령을 채택하게 될 이번 대회도 1·2차대회와 마찬가지로 여성발전을 향한 획기적인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이번 세계여성대회는 냉전체제 종식이후 지구촌의 새로운 공동목표를 설정해야하는 시점에서 개최되는 만큼 여성분야뿐만 아니라 인류문명 전부문의 새로운 청사진을 제시해야한다는 과제도 안고있습니다. 여성들은 불평등과 억압, 파괴가 만연하는 부정적 문화를 극복하고 유기적 협력과 공존, 평화의 문화를 창조하는 작업에 적극 참여해야합니다. 그러기위해서는 여성이 빈곤과 문맹, 폭력으로부터 벗어나야하며 또한 경제·정치적으로도 힘을 키워야합니다.

한국은 비교적 짧은 기간동안 여성분야에서 상당한 발전을 이뤄왔습니다.

한국정부는 여성의 실질적 평등권을 확보하기위한 장기적이며 근본적인 방법이 여성의 교육확대라는 인식아래 50년대부터 문맹퇴치 5개년사업을 전개해 왔습니다.

80년대초부터는 여성의 능력을 개발하고 사회발전에 동참할 수 있도록 여성관련 법제와 기구를 정비해왔습니다. 정무장관실 신설, 가족법 개정, 남녀고용평등법·영유아보육법·성폭력특별법 제정등이 그것입니다.

최근에는 「삶의 질의 세계화」를 내용으로 하는 복지국가를 지향하면서 여성의 사회활동을 지원하기위한 보육시설의 확충, 여성고용기회의 확대, 정치참여 증진등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인류가 이제까지 애써 키우고 가꿔 온 오늘날의 문명은 물적가치에 치중한 생산과 소비활동, 환경을 도외시한 개발, 과학기술의 오용등으로 커다란 도전에 직면해있습니다. 이제 여성들은 21세기를 앞두고 미래지향적인 철학과 이웃을 사랑하고 참된 평화를 추구하는 이상적인 세계관을 갖고 진정한 공동체적인 삶을 이룰 수 있도록 건전한 가정과 건강한 사회 그리고 푸른 자연을 지키는 운동을 전개합시다.

중국에는 예로부터 「여성은 하늘의 절반」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하늘의 절반」인 여성의 저력은 세상을 건강하게 회복시킬 수 있는 새로운 힘의 원천이 될 것입니다. 한국여성도 세계 여성들과 손 잡고 지구촌의 행복을 위해 노력해 나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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