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의뒤 총리주재 간담회」 눈길/“각종 정부지원책 피부로 못느낀다”/“어음할인 곤란등으로 기업들 위축”김영삼 대통령이 집권후반기개혁을 내각중심으로 하겠다고 천명한 가운데 이홍구 국무총리는 5일 국무회의에 이어 국무위원들과 중소기업문제를 주제로 2시간여동안의 간담회를 주재해 눈길을 끌었다.
이총리는 앞으로 국무회의가 끝난뒤 국정현안에 대한 간담회를 정례화할 예정이다.
이총리는『내각이 현정부의 위치와 방향등에 대해 뜻을 같이 하는 계기를 마련하고자 간담회를 갖게됐다』며 예정에 없던 간담회의 개최배경을 설명,이 간담회가 정부의 국정운영기조와 관계가 있음을 강조했다.
이날 간담회는 중소기업등 취약계층에 대한 지원대책이 첫의제로 올랐는데 토론이 진지해지자 이 문제에 대해서만 2시간여동안의 논의를 집중.
먼저 홍재형 경제부총리가 『현 경제상태는 거시적 경제수치는 좋으나 경기양극화가 심화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이는 경제발전 과정상 불가피한 측면이 있으나 정부로서는 간과할 수 없고 다각적 개선대책을 수립해 시행중』이라고 발제성 설명을 했다.
홍부총리는 『대기업이 하청업자에 대금결제를 할 때 현금으로 하도록 하고 질나쁜 대기업은 명단공개를 검토하겠다』며 『일부에서는 개혁후퇴라고 비판하지만 영세사업자를 위해 부가세 대폭 경감을 추진하겠다』고 다짐.
홍부총리의 보고가 있자 국무위원들은 저마다 정부대책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고 특히 지역구를 가진 겸직장관은 특별한 관심을 표명했다.
김영구 정무장관은 『영세상인이나 중소기업인들은 정부의 지원정책을 피부로 못느끼고 있는데다 실제 자금압박이 심각하고 어음할인이 안돼 불만이 많다』며 『신용보증기금의 역할을 확대, 중소기업이 활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최인기 농림수산부장관도 『정부정책과 일선중소기업이 이용하는 창구와는 상당한 괴리감이 있고 당사자들의 기대치와 실제 혜택간에 격차가 있다』며『경제흐름에 대한 장기전망, 경제구조 변화등을 부단히 홍보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기재 총무처장관은『지역여론을 들어보면 금융실명제가 중소기업을 망쳐 놓고있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며 『어음할인 곤란등으로 중소기업이 위축되고 있는 것은 현실』이라고 가세했다.
경제부총리를 역임한 나웅배 통일부총리도 『대기업이 하청업자에 대한 대금지불을 조기에 현금으로 지급토록 하고 진성어음 할인을 좀더 과감히 해야한다』고 지적했다.
이총리는 간담회를 정리하면서 『대통령이 내각에 권한을 주겠다고 말씀하신만큼 내각의 책임이 커지고 어깨가 무겁다』며 『앞으로 이같은 간담회를 기회있는대로 다시 개최하겠다』고 약속했다.
간담회에 이어 종합청사에서 오찬까지 함께 한 국무위원들은 한결같이 허심탄회한 논의가 유익했다면서 정부내의 언로활성화에 기대를 거는 모습들이었다.<홍윤오 기자>홍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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