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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인력 부족/수리신고 외면/고장 늑장처리/컴퓨터AS 개선 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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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인력 부족/수리신고 외면/고장 늑장처리/컴퓨터AS 개선 급하다

입력
1995.09.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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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환·환불요구 거절 일쑤… 소비자불만 갈수록 늘어/업체들 원격통신수리 등 노력불구 아직은 “낙제점수”『마우스가 움직이지 않아 애프터 서비스를 신청했는데 3주일이 지나도 오지 않는다』 『컴퓨터가 이상해서 전화를 하면 그저 껐다가 다시 켜 보라고 한다』 『컴퓨터가 부팅이 안되는데 직접 들고 대리점까지 오라고 한다』 하이텔, 천리안 등 PC통신에 심심찮게 올라오는 컴퓨터의 애프터 서비스에 대한 이러한 불만은 컴퓨터를 구입해 본 사람이라면 반드시 한두번쯤은 겪어 보았을 것이다. 컴퓨터 뒤편에 복잡하게 얽혀 있는 전선들만 봐도 기가 죽는 일반 사용자들에게 컴퓨터의 고장은 TV와 비디오를 연결시키는 것과는 차원이 다르다. 그러나 애프터 서비스를 신청해도 2∼3일씩 기다리기가 예사인데다 사원이 바로 오더라도 즉석에서 해결해주는 예는 드물다.

삼성전자의 486컴퓨터를 새로 구입했다는 한 소비자는 천리안 매직콜등 멀티미디어PC통신이 작동하지 않아 애프터 서비스를 신청했으나 「컴퓨터의 기본사양을 웃도는 고성능모뎀을 설치했기 때문」이라며 소비자의 탓으로 돌리는 사원의 말에 아연실색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삼보컴퓨터의 멀티미디어기능이 제대로 작동 안돼 환불을 요청했던 고등학생도 『깨끗이 거절당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참다 못해 PC통신을 통해 불만을 털어놓는 소비자들은 한결같이 「서비스맨들이 와서 뚜껑을 열고 한참 만져보지만 그 사람도 모르는 것 같았다」고 말하고 있다. 심지어는 「친구가 한 컴퓨터회사의 애프터 서비스사원으로 들어갔는데 그는 컴퓨터 전문용어도 잘 모른다」는 웃지 못할 일도 있다.

특히 사운드카드와 모뎀, 동화상재생(MPEG)보드 등 멀티미디어 주변기기들은 통일된 규격이 없는데다 상호충돌이 잦아 웬만큼 경력 있는 서비스맨들도 능숙하게 다루지 못한다.

이에 대해 컴퓨터업계는 이구동성으로 전문인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해명하고 있다. 컴퓨터가 기하급수적으로 보급되고 멀티미디어PC가 일반화하면서 컴퓨터의 사양은 갈수록 복잡해지는데 반해 전문인력은 상대적으로 줄어들고 있다는 것이다. 무거운 가방을 들고 하루종일 다리품을 팔아야 하는 애프터 서비스 사원이 3D직종의 하나로 인식돼 젊은이들로부터 환영받지 못하는 것도 인력난을 가중시키고 있는 요인의 하나이다.

컴퓨터업계는 나름대로 해결책에 부심하고 있다. 삼보와 삼성은 최근 「리모트 A/S」시스템을 가동, 소비자가 전화로 컴퓨터 이상상태를 설명하면 본사 전문가가 통신망을 타고 들어가 고쳐주는 원격 애프터 서비스를 시작했다. LG전자는 지난달 자사의 애프터 서비스망을 통합, 소비자들의 신고를 본사에서 일괄관리하고 있다. 그러나 「리모트A/S」로 해결할 수 있는 것은 소프트웨어문제뿐이며 애프터 서비스를 통합관리해도 근본적인 인력난을 해소할 수 없다는 것이 소비자들의 지적이다. 이들 회사는 자체 유통망 확충을 위해 대대적인 대리점 증설계획을 세우고 있어 애프터 서비스 인력난과 소비자들의 불만은 더욱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입법예고돼있는 「제조물책임에 관한 법률」은 컴퓨터를 포함한 가전제품의 경우 1주일 이내에는 무조건 교환하거나 환불할 수 있고 재산 신체상의 과실책임도 제조업체가 지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현재 대기업들의 로비가 상당해 법안이 통과되더라도 상당부분 수정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한다. 나천열 변호사는 『미국 일본 등 선진국처럼 애프터 서비스가 법률로 규정되려면 소비자의 권익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기업윤리가 정립돼야 한다』고 지적했다.<김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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