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민자 정서·지역구 다툼도 한몫/김 대통령 독대만류도 뜻못꺾어민자당의 박경수(횡성·원주)의원이 4일 강삼재 사무총장과 청와대 이원종 정무수석에게 『내년 총선에 출마하지 않겠다』는 뜻을 공식표명해 관심을 낳고 있다.
박의원은 이날 「15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면서」라는 제목의 서신을 통해 『구정치지도자인 김대중 김종필씨가 오히려 지역감정을 부추기고 역사를 역행하는 정치현실이 개탄스럽다』며 『세대교체와 정치발전을 위해 출마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당안팎에서는 이같은 「큰 명분」외에 나름의 정치적 회의, 강원도의 반민자정서, 민정계인 김영진(전국구)의원과의 지역구다툼등 복잡한 당내문제가 박의원의 결심을 더욱 촉진했을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이와관련, 지난 7월6일 김영삼대통령과 단둘이서 가진 오찬에서도 박의원은 사퇴의사를 밝혔고 김대통령은 『박의원이 출마하지 않으면 농민들은 누구에게 기대를 거느냐』며 만류했으나 박의원의 뜻을 막지 못했다는 후문이다.
67년과 71년 각각 자유당과 국민당후보로 출마했던 경험이 있는 박의원은 13대에 정치권에 진입했고 통일민주당때 김영삼총재의 농어촌문제특별보좌역을 지낸 「농촌통」으로 활약해 왔다. 특히 순수농민출신의 그는 평소 『1천만이 넘는 농민을 대변하는 의원이 한명도 없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개탄하면서 직접 농사를 지으며 국회 농수산위에서 정부의 농정을 신랄히 비판하기도 했다.
박의원의 불출마선언은 앞으로 반민자정서로 악화된 지역구사정과 재정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의원들에게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굳이 같은 이유는 아니더라도 이미 안찬희(가평·양평)의원이 건강상의 이유등을 들어 불출마의사를 밝힌바 있으며 통일부총리인 나웅배(영등포을)의원도 의원직에 큰 미련을 갖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김동국 기자>김동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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