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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정복/박재갑 서울대 암연구센터 소장(홈닥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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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정복/박재갑 서울대 암연구센터 소장(홈닥터)

입력
1995.09.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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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마다 7만∼8만명 암환자 새로 발생/완치율 꾸준히 상승 90년대 50% 목표50대중반의 남자가 3개월전부터 복통과 혈변이 나타나고 체중이 감소했다며 병원에 찾아왔다. 검사결과 대장암으로 판명돼 수술을 시행했다. 개복해보니 암은 간에도 퍼져 있었으며 다른 장기에서도 암이 발견됐다. 대장의 혹을 절제한 후 항암제로 치료하기로 했으나 이미 암이 많이 진행된 상태여서 가족에게 환자가 머지 않아 사망할 것이라는 사실을 알리지 않을 수 없었다. 가족들은 청천벽력같은 소식에 놀라면서 왜 의술은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는데 암은 정복되지 않느냐며 한숨을 쉬었다.

우리나라에선 매년 7만∼8만명의 암환자가 새로 발생하고 있으며 암으로 인한 사망이 전체 사망원인중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암은 조기에 발견, 치료하면 완치할 수 있다. 암종류에 따라 내시경및 초음파, 또는 혈액검사와 세포검사 등 첨단진단법을 이용하면 간단하게 진단할 수 있으며 조기에 발견하면 어떤 암이라도 완치가 가능하다. 그러나 이는 조기암에 국한된 이야기일 뿐 암이 진행된 후 발견되면 대부분 치료시기를 놓쳤다고 보아야 한다.

암의 치료성적도 날이 갈수록 향상되고 있다. 암의 치료성적은 완치율로 표현하는 데 30년대에 암환자의 5분의1에 불과하던 완치율이 50년대에는 4분의1, 70년대엔 3분의1로 점진적으로 향상되고 있다. 90년대 들어선 2분의 1을 목표로 각종 치료기기나 치료제가 개발중이다. 암전문연구가들은 이러한 추세대로 암연구가 진행된다면 2010년께엔 대부분의 암이 완치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각나라들이 암정복을 위해 쏟는 투자도 엄청나다. 일본은 암 연구및 관리분야에 매년 7천억원을, 미국은 2조원을 투자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6월 암정복 10개년계획수립위원회를 발족시켜 활동을 시작했고 국립암센터 건립추진을 발표하는 등 야심찬 계획을 추진중이다. 암정복을 위한 투자는 복지사회국가 건설의 주춧돌을 놓는 작업인 동시에 이를 위해 예방제, 진단시약, 진단기기, 치료기기및 치료제 등 제품개발로 국가경쟁력에 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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