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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토목기술/하이테크 강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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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토목기술/하이테크 강풍

입력
1995.09.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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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 슬라브·벽체 일체형 「조립식 적층공법」 선보여/현대 사장교 설계시공 SW는 일서도 기술이전 간청/삼성,지하·지상 동시시공 동아,대수로 누수0% “세계가 깜짝”건축·토목분야에도 하이테크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내로라는 국내 유명건설업체들은 첨단기술개발을 위해 앞다투어 매년 수백억원의 예산을 쏟아붓는가 하면, 경쟁업체와는 차별화된 건축·토목기술을 개발해 외국시장에까지 진출하는등 업체간의 첨단기술경쟁도 가열되고 있다. (주)대우 건설부문은 최근 DWS(조립식 적층공법)라는 이색적인 건축공법을 선보여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 공법은 거푸집(콘크리트형틀)을 짜고 레미콘을 부어 구조물을 만드는 기존 공법과는 달리, 대형 콘크리트 생산설비(플랜트)로 슬라브와 벽체를 하나의 구조물(아파트의 경우 1개 가구)로 통째 구워내 위층으로 쌓아나가는 방식. DWS방식으로 세워진 건축물은 구워낸 벽돌을 견고하게 쌓은 것 처럼 안전도가 높아 부실공사를 예방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공사기간도 크게 단축할 수 있다는 것이 대우측의 설명이다.

대우의 DWS는 첨단건설기술의 일례에 불과하다. 현대 동아 삼성 선경등 대부분의 대형업체들도 이에 못지 않은 21세기형 첨단기술로 맞서고 있다.

현대건설은 컴퓨터기술을 이용, 교량의 설계와 시공에 완벽을 기할 수 있는 「합성형 사장교 시공관리소프트웨어 시스템(HYUNSTAY)」을 개발, 일본업체가 기술이전을 간청하고 있을 정도다. 서울대 공학연구소와 공동 개발한 이 소프트웨어는 사장교의 규모, 입지적 여건등의 기본자료를 입력하면 최적의 설계도를 작성해내는 것은 물론 시공과정에서도 교량의 주요부분에 부착된 정밀센서가 교량의 시공상태를 시시각각 파악하고 기울기 강도등에서 문제가 발생할 경우 정확한 교정방향을 제시해 최적의 교량을 시공할 수 있도록 해준다.

삼성건설이 최근 개발한 「톱 다운(TOP DOWN)공법」도 첨단이라는 표현이 어울린다. 고층건물은 지하굴착을 완료한 후 지하에서 부터 건물을 올리는 것이 일반적인 시공방식. 톱 다운공법은 이같은 종래의 시공개념에서 벗어나 땅 속에 힘을 받는 기둥만을 심어 놓고 지하와 지상구조물 시공을 동시에 할 수 있는 획기적인 방식이다. 이 공법은 지상과 지하에서 한꺼번에 공사를 할 수 있기 때문에 공기를 30%이상 단축할 수 있다고 삼성건설은 호언하고 있다. 실제로 이 공법을 이용해 말레이시아에서 92층짜리 석유공사빌딩을 지어 호평을 얻었고, 국내에서는 서울 강남의 삼성역 사거리에 신축되고 있는 글래스타워(지상 32층)가 이 방식으로 시공돼 오는 10월 완공된다.

토목분야에 강점을 갖고 있는 동아건설은 지난 84년부터 진행돼 온 리비아대수로공사에서 직경 4, 길이 7.5의 콘크리트관로를 2천여에 걸쳐 지하에 묻어 연결하면서도 한방울의 물도 새지 않도록 하는 누수 0%의 관로시공기술이 트레이드 마크. 동아는 지하에 시공된 대형관로는 앞으로도 2백년간은 유리병처럼 전혀 물을 흘리지 않고 오아시스에서 사막지대로 나를 수 있다고 자신하고 있다. 화약발파를 통해 설계도와 똑 같은 크기와 위치로 정밀하게 터널을 뚫는 선경건설의 「슈펙스 컷(SUPEX CUT)」도 첨단기술로 꼽힌다. 현대건설 기술연구소 김윤석 박사는 『국내 건설기술이 비약적으로 발전하고는 있으나 선진외국에 비해서는 여전히 격차가 있다』며 『선진기술을 배워 한국화하는 노력을 더 기울이고 연구개발투자를 늘리는 것은 물론 건설기술발전을 위한 정책상의 배려도 필요하다』고 밝혔다.<김동영 기자>

◎선경건설 정순착 사장/“국내 시공기술 선진국 수준/기획·관리능력은 낙후/실무위주 공학교육 시급”

『우리나라 건설업계의 시공기술은 선진국 수준에 와 있습니다. 그러나 프로젝트관리(PROJECT MANAGEMENT)로 불리는 기획관리분야는 10년이상 뒤져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정순착(55) 선경건설사장은 건설기술의 현주소를 이같이 밝히고 『건축물을 쌓아올리는 데는 자신이 있지만 건축물을 일정에 맞춰 값싸고 안전하면서도 품질이 우수한 완성품으로 만들어내는 총체적인 기획·관리능력은 뒤진다』고 설명했다. 시공기술도 중요하지만 설계 완공 유지관리등에 이르기까지 모든 과정의 기술력이 고루 향상될 때 미국 일본등 선진외국을 따라 잡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정사장은 『건설기술의 획기적인 향상을 위해서는 비현실적인 공학교육의 개혁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대학마다 현장의 실무기술은 도외시한 채 여전히 이론위주의 교육에 치중하고 있어 건축및 토목분야의 대학졸업생들은 기업의 입장에서보면 무용지물인 경우가 상당수라는 것이다. 또 건설업계 내부의 문제도 적지 않다. 그동안 관급공사공사에만 주로 의존한 나머지 경쟁력을 좌우하는 기획·관리능력을 쌓는데 소홀히 했다는 지적이다.

정사장은 『시공기술은 외국으로부터 사올 수 있지만 장기간 축적된 노하우와 연구개발이 만들어내는 종합기술인 프로젝트관리능력은 자체적으로 만들어나갈수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선경건설은 프로젝트관리능력 배양에 일찍 눈을 뜬 편이다. 이를 위해 93년부터 3년간 20여명의 임원진과 관계직원이 켄미팅을 벌인 것만도 70여회나 된다. 최근에는 건설업체로는 처음으로 기술개발을 위해 산학협동연구과정을 개설하기도 했다.

정사장은 『국내 실정에 맞는 프로젝트관리방식을 개발하여 현장에 적용하고 있다』며 『건설기술개발을 위해 매년 1백억원수준을 투자해 왔는데 올해투자규모는 1백30억원을 넘어설 것』이라고 밝혔다.

선경건설은 이 같은 노력의 결과로 90년이후 매년 2∼3건의 건설기술특허를 따냈다. 97년부터는 시공기술뿐 아니라 기획 설계 관리등에서 새로운 영역을 개척해 특허를 따내고 현장에 적용할 계획이다.<김동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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