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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니 스콧(박흥진의 명감독열전 :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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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니 스콧(박흥진의 명감독열전 :48)

입력
1995.09.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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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션」 전문 상업영화의 귀재/대표작 「탑건」 내용빈약 흥행엔 성공/깊이보다 화려한 스타일로 승부수광고필름 출신의 영국감독 토니 스콧(TONY SCOTT·50)의 할리우드 데뷔작인 「탑건」(TOP GUN·86년·파라마운트 작)은 80년대 레이건시대 미 전역에 만연한 멸사봉공 무드에 편승한 호전적인 액션영화다.

스콧을 대뜸 할리우드의 뜨거운 액션감독으로 올려 놓았을 뿐 아니라 주연배우 톰 크루즈 역시 빅스타요, 섹스심볼의 위치로 밀어올린 작품이다. 전세계적으로 빅히트해 모두 3억4천4백만달러(약 2천5백80억원)를 벌어들였다.

그러나 이 록비디오 스타일의 공군전투기 조종사 모집 선전영화같은 「탑건」은 내용이 단순하다 못해 빈약하다. 보통 영화 한편의 각본은 1백20∼1백50쪽인데 이 영화의 각본은 달랑 80쪽이었다. 어쨌든 영화가 크게 히트하면서 공군전투기 조종사 지원생이 갑자기 늘었다는 혁혁한 전공(?)을 세웠다.

샌디에이고 미라마공군기지의 전투기 조종사훈련학교에 입교한 훈련생들의 경쟁의식과 의리와 우정, 그리고 액션과 로맨스가 중심내용. MTV스타일의 야단스런 촬영과 음악에 잽싼 편집으로 정신을 홀딱 빼놓는 바람에 내용의 빈약함과 러시아 전투기를 격추시키는 시대착오적인 난센스를 간과하게 된다.

주인공은 겁없고 자신만만한 매버릭(톰 크루즈). 그를 비롯해 훈련생들은 탑건이 되기위해 서로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데 매버릭의 최대 라이벌은 아이스(발 킬머―「배트맨 포에버」의 배트맨)이다.

매버릭의 애인은 훈련생들에게 천체물리학을 가르치는 찰리(켈리 맥길리스). 진보적이고, 나이 먹은 여교수가 40년대식 애국정신에 사로잡힌 새파란 젊은이와 잠자리를 같이한다는 것도 무리가 있다.

톰 크루즈가 후에 올리버 스톤에게 통사정해 「7월4일생」에서 반전주의자로 나온 것은 「탑건」에서의 자신의 호전적 역할에 대한 속죄라는 얘기가 있다.

영국북부 근로자의 아들로 태어난 스콧은 처음에는 미술을 공부했다. 대학서 영화를 공부하면서 단편영화들을 만들었다. 73년 형이자 역시 감독인 리들리 스콧(에일리언, 델마와 루이스)과 함께 광고영화 제작사를 설립, 스타일 화려한 상품들로 명성을 쌓았다.

깊이보다 스타일이 앞서는 스콧의 데뷔작은 현대판 흡혈귀영화 「굶주림」(83년). 미국 이주후 「탑건」에 이어 「비버리힐스 캅2」와 「폭풍의 질주」같은 액션위주의 히트작품으로 명실공히 상업성 영화의 귀재로 자리를 굳혔다.

그의 93년작인 피투성이 영화 「트루 로맨스」는 얼마전 96년도 대통령선거에 출사표를 던진 보브 돌 공화당 원내총무가 『할리우드 악화의 대표적 작품』이라고 비난한 영화다. 올봄에 나온 핵잠수함 스릴러 「크림슨 타이드」도 빅 히트했다.

모험을 좋아해 스피드와 암벽등반을 즐기는 스콧은 실패를 가장 두려워한다. 그래서 『실패가 반드시 따르게 마련인 감독일은 무섭고 위험한 작업』이라고 말한다.<미주본사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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