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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여성대회의 의미(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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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여성대회의 의미(사설)

입력
1995.09.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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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차 유엔 세계여성회의가 오늘 베이징(북경)에서 공식 개막된다. 1백85개국의 정부 및 비정부대표등 5만명이 참가하는 사상 최대규모의 회의다. 이들은 지금까지 모든 문제를 남성의 눈을 통해 보고 해결해 왔던 상황에서 벗어나 여성의 입장에서 「평등 발전 그리고 평화를 위한 행동」이란 회의주제를 꽃피울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게 된다.이미 한국대표들이 정신대문제등을 세계에 호소하고 있는 비정부기구(NGO)포럼과 병행해 진행될 이번 회의는 인권문제에 신경을 곤두세운 중국정부가 갖가지 제약을 가하고, 채택예정인 빈곤타파등 12개 행동강령의 3할이 문화 종교등에 의한 갈등으로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막이 오른다.

회의가 모든 어려움을 극복하고 큰 성과를 거두길 기대한다. 회의성과가 바로 21세기 여성정책의 밑바탕이 된다는 점에서 세계가 주시하고 있다.

유엔이 성차별 없는 세계 건설에 발벗고 나선 것은 지난 75년이다. 이 해를 「세계 여성의 해」로 선포하고 20년간 여성의 지위향상을 꾀해 왔다. 이같은 노력은 각국의 입법 정책결정 과정에 영향을 미쳐 법률 제도면에선 어느정도 가시적인 실적을 올렸으나 여성의 지위향상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남성중심의 의식이나 관행은 크게 변한 것이 없다.

아직도 여성을 둘러싸고 있는 환경은 척박하기만 하다. 저개발국에서 빈곤 기아등으로 시달리는 인구의 70%는 여성이다. 여성의 정책결정 참여를 상징하는 전세계 여성의원 비율도 9%에 불과하다. 95년까지 각계의 지도적 위치 30%를 여성으로 채우려 했던 유엔의 목표와는 거리가 멀다.

한국도 예외는 아니다. 그동안 남녀고용평등법과 성폭력특별법제정 가족법 및 모자보건법개정 정무2장관실과 국회여성특위신설등 많은 노력을 했으나 국회여성의원 비율 1%가 말하듯 여성의 정책결정 참여는 미약하기만 하다. 유엔개발계획의 인구개발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남녀평등지수는 세계 37위, 여성권한척도는 90위로 한심한 수준이다.

인구의 절반인 여성의 지위향상과 협조 없이는 인류가 직면한 질병 기아 인구폭발등의 문제 해결이 불가능하다는 지적이 나온지 오래다. 여성문제는 더 이상 어느 한나라나 여성만의 문제가 아닌 전인류의 문제란 인식전환이 필요하다는 깊은 뜻이 이속에 담겨 있다.

그 초석을 놓는 것은 바로 회의에 참가한 각국 대표등 여성 스스로라는 자각이 무엇보다 앞서야 한다. 세계 각국의 여성지도자들이 대거 참가한 것도 이번 회의가 이를 위한 정지작업을 매듭짓는다는 중요한 의미를 지녔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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