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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풍참사」 아들잃은 이세원씨/아들모교 서울산업대에 장학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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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풍참사」 아들잃은 이세원씨/아들모교 서울산업대에 장학금

입력
1995.09.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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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통한 부정의 승화/“과 수석입학… 말썽한번 없었는데/못다피운 넋 위로라도 되었으면”삼풍백화점 붕괴참사로 대학생 아들을 잃은 아버지의 비통함이 아들의 생전 소망대로 모교에 장학금을 기증하는 부정으로 승화했다.

삼풍참사 희생자 이장우(20·서울산업대 토목공학과2)군의 아버지 이세원(53·서울상운차량 공업(주) 총무부장·노원구 공릉2동)씨는 2일 아들의 모교인 서울산업대를 방문, 자신이 죽을 때까지 토목공학과 학생 2명에게 매학기 30만원씩의 장학금을 지급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씨는 『속 한번 썩이지 않고 열심히 공부만 하던 아들이 이렇게 허무하게 세상을 떠났다는 사실이 지금도 믿어지지 않는다』며 『꽃봉오리를 채 피우지도 못한 불쌍한 아들의 넋이 조금이라도 위로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여름방학을 맞아 삼풍백화점 지하슈퍼마켓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이군은 지난 7월19일 거의 마지막으로 시신이 발굴돼 20여일간 아들의 죽음을 믿지 않고 생환을 기다려 온 가족의 가슴을 미어지게 했다. 아버지 이씨는 이번 가을 군입대를 앞둔 아들의 아르바이트를 탐탁지 않게 여겨 마음정리나 하라고 말렸었으나 이군은 사회경험을 해보겠다며 막무가내였다.

아버지 이씨에게 아들 장우군은 말썽 한번 피우지 않고 공부만 알던 착한 아들이었다. 중산층 가정의 2남중 장남인 이군은 중학교 때부터 아버지의 직장에서 지급하는 우수자녀 장학금을 받으며 학교를 다녔다. 세계최고의 엔지니어를 꿈꾸며 서울산업대에 과수석으로 입학해서도 항상 최고의 성적을 지켰다.

이씨는 『아들이 「졸업후 돈을 벌면 가장 하고 싶은 일이 어려운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주는 것」이라는 말을 자주 하곤 했다』며 『큰 규모는 아니나 아들의 못다 이룬 소망을 대신 풀어주고 착하기만 했던 아들을 기리는 뜻에서 장학금을 기증키로 했다』고 말했다. 주인없는 95학년도 1학기 이군의 성적표는 평점 4.5만점에 4.4점으로 과수석을 기록하고 있었다.<이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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