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명제후 훼손 부쩍 늘어/「의원수뢰」 추적 중대장애/검찰 “고의 가능성” 조사착수 검찰은 1일 시중은행에 보관하고 있는 수표촬영 마이크로 필름 상당부분이 판독이 불가능한 상태임을 확인, 은행측의 고의 훼손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조사에 착수키로 했다.
이원성 대검중수부장은 이날 『현역의원의 1억원 수뢰의혹 사건과 관련한 수표추적 과정에서 각 은행에 보관된 마이크로필름의 상당부분이 판독불능 상태로 나타났다』면서 『마이크로필름의 훼손은 뇌물수사에 결정적 장애가 됨은 물론 금융실명제의 근간을 뒤흔드는 중대한 문제이므로 반드시 짚고 넘어갈 것』고 밝혔다.
검찰은 금융실명제 실시이후 이같은 불량필름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고 보고 은행측이 수표촬영 때 일부러 상을 흐리게 하거나 보관과정에서 고의로 필름을 훼손했을 가능성이 큰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수사기관의 뇌물관련 조사에서 가장 확실한 물증확보 수단인 계좌추적은 의심나는 계좌에 입출금된 수표의 흐름을 파악하는 방법으로 이뤄지는데 수표의 발행은행과 번호등이 기록된 마이크로필름이 판독불능일 경우 중단될 수 밖에 없다는 것. 검찰은 이번 계좌추적 과정에서 중요단서가 될 만한 수표들의 마이크로필름 상태가 극히 불량해 발행은행조차 식별할 수 없을 정도였다고 밝혔다.
각은행은 입출금되는 수표와 어음등을 마이크로필름에 담아 5∼10년씩 보관, 필요시 열람할수 있도록 하고 있으며 변색등의 자연훼손을 막기위해 2년에 한번씩 필름세정작업을 하고 있다. 한편 은행감독원은 『최근 자체조사에서도 훼손필름이 자주 발견되고 있으나 이는 각은행이 필요에 따라 내규로 정하고 있는것이어서 별달리 규제할 방법은 없다』고 밝혔다.
검찰은 최근 법원으로부터 압수수색영장을 발부받아 서해유통대표 박내수씨가 수표로 빼낸 1억여원의 최종 유입처를 찾기 위해 동화, 신한, 하나, 외환, 국민, 한일등 6개은행에 개설된 계좌를 추적해왔으나 어려움을 겪고 있는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지난해 2∼5월 6공의 정치자금흐름을 내사하는 과정에서도 비자금흐름에 중요한 단서가 되는 수표를 촬영한 마이크로필름이 아예 보관돼 있지 않거나 상당부분 판단이 불가능할 정도로 훼손된 사실을 확인했었다.<이희정 기자>이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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