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문화행사 안방서 즐긴다/내년 3월 「전자박물관」 「전자미술관」 등장/98년엔 관광공연 등 관련 네트워크 구축/정보주권확립·문화균형발전 큰몫「2004년 7월25일. 회사원 김씨부부는 자녀와 함께 영국으로 휴가여행을 떠나기로 했다. 거실의 컴퓨터 앞에 앉은 그는 세계최대의 컴퓨터 통신망인 인터넷에 접속, EMN(영국박물관정보망)이 제공하는 대영박물관정보를 검색했다. 지난해 출장때 준비 부족으로 제대로 보지 못했던 그는 EMN을 통해 대영박물관의 전시유물과 관련 문화행사를 미리 검색하고 이번 휴가 때는 고대 그리스·로마 유물만 집중 관람하기로 결정했다. 김씨는 사전조사겸 공부를 위해 모니터에 떠오르는 정보를 인쇄했다」
국내외의 각종 문화정보가 인터넷을 통해 하나로 연결되는 초고속문화정보고속도로가 구축된 불과 9년 뒤의 모습이다.
2003년 초고속문화정보망 구축을 목표로 90년부터 이 사업을 추진해온 문체부는 우선 1단계로 96년 3월 「전자박물관」 「전자미술관」 「문화재정보」등의 문화정보 서비스를 선보인다.
「전자박물관」은 국립중앙박물관·국립민속박물관 소장의 국보급 유물 3백여점, 「전자미술관」은 국립현대미술관 소장의 명작 50여점에 관한 각종 정보를 컴퓨터로 제공한다. 세계적 문화재인 「백제금동용봉봉래산향로」정보가 필요할 경우 「전자박물관」에 접속, 이 항목을 검색하면 다양한 각도의 입체적인 향로의 모습을 볼 수 있다. 또 향로가 부식되기 이전의 원형과 원색의 재현도 가능하다. 즉 「안방박물관」, 「안방미술관」이 등장하는 것이다.
문체부는 2단계로 관광·공연·체육·청소년 관련 정보망을 98년까지 구축하고 2003년까지 각종 문화정보를 연결하는 통합정보망을 완성할 계획이다. 통합정보망이 완성되면 안방에서 파바로티공연은 물론 지구촌 곳곳의 문화행사를 즐길 수 있다. 미국에 가지 않고도 세계 최대의 자연사박물관 스미소니언의 소장품을 관람할 수 있다. 문체부는 세부적인 사업일정을 담은 「초고속문화정보망 마스터플랜」을 오는 11월께 발표할 예정이다.
초고속문화정보망 구축사업에 참여했던 이원규 박사는 『이 사업이 완료되면 문화향수층의 저변확대와 새로운 창조 행위의 출현이 가능해지며 중앙과 지방의 균형있는 문화발전도 촉진하는등 파급효과가 크다』고 말했다.
특히 이 사업은 「정보주권」확립의 기반이라는 점에서도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21세기가 문화산업의 시대이기 때문에 독자적인 문화정보망을 구축하지 못하는 국가는 문화종속국으로 전락한다고 예측한다. 실제로 일본은 13개 외국어를 서비스하는 「다국어정보사전망」을 만든데 이어 조선왕조실록의 CD롬화 계획을 추진중이다. 또 프랑스·영국등 8개국이 연합, 유럽박물관 통합정보통신망을 만들고 있고 미국 스미소니언박물관도 이미 문화정보망을 구축해 놓았다.<박천호 기자>박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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