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북한 수해 구호 문제/정부 일각서 논란/유엔에 긴급구호요청 계기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북한 수해 구호 문제/정부 일각서 논란/유엔에 긴급구호요청 계기

입력
1995.08.31 00:00
0 0

◎당국선 쌀홍역에 신중한 자세/“북 변화유도 기회” 주장도 제기북한의 수재에 대한 구호·지원 문제가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다.

정부는 이번 집중호우로 인한 북한의 전반적인 피해규모를 예의 분석중이다. 지난 7월중순이후의 강수량은 북측이 도리어 많았고, 따라서 피해규모가 북한측으로서는 사상최대규모일 것이라는 결론이 나왔다.

그러나 정부는 북한측의 이같은 피해를 구호하는 문제에 대해 신중한 자세를 유지하고 있다.

통일원의 김경웅 대변인은 30일 『정부는 북한 수재복구를 지원하는 문제를 검토하고 있지않다』는 입장을 밝혔다.

불과 2개월전 『쌀을 수입해서라도 북한에 지원하겠다』는 의지를 보였고, 그 이전에는 북한에 콜레라가 발생했다는 정보만으로도 공동방역과 의약품 지원을 제의했던 전례들을 감안하면 몹시 이례적인 자세이다.

정부가 이처럼 몸을 사리는 것은 아직도 여파가 가시지 않고 있는 쌀지원문제로 인한 몸살의 후유증이라고 할 수 있다. 정부의 한 당국자는 『남측에도 많은 수재민이 있다』면서 『이번에는 도리어 우리측이 지원을 받아야 하는게 아닌가』라며 여론의 동향에 몹시 신경을 쓰는 모습이다.

반면 다른 당국자는 『북한의 수재 지원을 남북관계 개선의 지렛대로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수재 지원문제를 놓고 협상에 임하면 우리측은 보다 많은 카드를 갖게 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북한이 세계기상기구에 보고한 자료에 의하면 7월중순부터 지난 27일까지 평북 구성, 자강도 희천의 강수량은 각각 1천3백㎜, 1천㎜를 넘어섰다. 신의주도 8백㎜에 육박해 사실상 사상최고치를 기록했다.

올여름 장마전선은 7월말 북한지역으로 쉽게 넘어가 버렸고, 8월 집중호우를 가져온 저기압대도 북서쪽에서 남동쪽으로 내려와 북측에 비가 훨씬 많이 내렸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압록강 수풍댐의 수위는 1935년 수해때도 6.8m정도였으나 이번에는 8.05m를 기록하는등 압록강하류 일대와 청천강등이 크게 범람한 것으로 전해졌다. 단 국제기구에 보고된 이재민 5백20만명이라는 숫자는 과장된 것으로, 실제로는 이의 4분의1수준일 것이라는 추정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소등의 추정에 의하면 논의 경우 침수피해를 복구할 수도 있지만 밭농사의 경우 수확을 앞두고 전멸했을 가능성이 높아 식량난이 가중되는 것이 확실시 된다. 이같은 식량난을 유엔인도적지원국(DHA)등 국제기구 지원을 통해 해결하기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정부 일각에는 이번 수해를 계기로 쌀을 더 주지않더라도 의약품 곡물 기타 구호품지원등을 카드로 손쉽게 북한의 태도를 변용시킬 수 있을 것이라는 시각이 있다. 정부는 내심 이같은 지원을 유엔등 국제기구를 통하지않고 무기연기된 3차 남북당국간 회담의 의제로 삼고 싶어하는 모습이 엿보인다.<유승우 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