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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내한할 러 개혁상징 예고르 가이다르 선택당총재(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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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내한할 러 개혁상징 예고르 가이다르 선택당총재(인터뷰)

입력
1995.08.3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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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도 분단책임 있어 한반도통일 발벗고 지원”/북 더이상 고립 힘들어 점진 개방 불가피/옐친 개혁퇴색… 세제 등 획기적 조치 필요러시아 개혁의 상징적 인물로 총리서리를 역임한 예고르 가이다르 러시아선택당총재가 9월1일 서울에서 개최되는 세계 보수정당지도자 모임인 국제민주연합(IDU)총회 참석차 31일 방한한다. 러시아하원인 국가두마에서 93년부터 제2당인 러시아선택당을 이끌고 있는 가이다르 총재는 구소련붕괴이후 러시아공화국 출범초기에 시장경제체제로 전환하는 러시아 개혁의 골격을 짠 인물이다. 방한을 앞둔 그를 만나 한반도 정세에 대한 러시아의 입장과 러시아의 정치 경제상황등을 들어 보았다.<편집자 주>

―우선 현재의 한국과 러시아 관계에 대해 평가해 달라.

『지난 90년 9월30일 한국과 당시 소련의 수교 이후 양국은 상호이해와 협력을 바탕으로 좋은 관계를 유지해 왔다. 그동안 러시아와 한국의 상호교역량은 크게 늘었으며 앞으로도 급속한 증가세를 보일 것이다. 양국은 또 한반도의 안정과 평화를 위해 충분한 협의를 바탕으로 어려운 문제들을 해결해 왔다』

―광복 50주년을 맞아 김영삼 대통령은 한반도 평화 3원칙을 제시했는데 이와관련된 러시아의 역할은.

『우리의 최대관심은 러시아 국경과 인접한 지역에서 평화와 안전을 유지하는 것이다. 러시아 외교정책의 목표도 여기에 맞춰져 있다. 러시아는 냉전시대의 유산인 한반도 분단에 책임이 있는 만큼 통일을 위한 남북한의 노력을 적극 지지해야 한다. 물론 한반도 통일은 결코 무력이 아닌 평화적인 방법이어야 한다. 남북한 양측은 상호이해와 신뢰를 바탕으로 경제 사회 문화등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해야하며 이를 기반으로 통일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러시아는 이 문제가 잘 해결되기를 기대하며 통일을 위해 발벗고 노력하겠다』

―북한이 과연 개혁과 개방정책을 추진할 것으로 보는가.

『북한은 전세계에서 가장 폐쇄된 국가중 하나이다. 그간 많은 세월이 흘렀지만 북한에는 아무런 변화가 없었다. 하지만 북한도 더이상 고립될 수는 없으며 점진적으로 개혁을 추진할 것으로 생각된다』

―아시아·태평양지역은 21세기에 세계경제의 중심지가 될 것으로 전망되는데.

『아태지역은 현재 세계에서 가장 활발한 경제발전을 이루고 있다. 러시아는 당연히 아태지역과의 관계를 강화하고 발전시켜야 한다. 만약 오는 12월 의회선거와 내년 6월 대통령선거에서 과격한 생각을 품고 있는 사람들이 정권을 잡지 않는다면 러시아 경제는 내년부터 도약을 할 것이다. 이렇게 되면 러시아는 아태지역국가들의 가장 중요한 파트너가 될 것이다』

―귀하는 한때 보리스 옐친 대통령과 각별한 사이였지만 최근들어 그에 대한 비판을 많이 하고 있는데 과연 옐친의 개혁은 올바른 길로 가고있다고 보는가.

『 92년말이후 러시아의 개혁은 매우 정체되기 시작했다. (당시 가이다르는 총리서리에서 물러나고 빅토르 체르노미르딘이 총리로 임명됐다) 적극적인 정책이 아니라 타협과 견제등으로 개혁의 방향과 속도가 어긋나 버렸다. 높은 인플레와 산업생산력의 급전직하, 생활고로 인한 사회불안등으로 개혁정책이 퇴색해 버렸다. 정치 역시 철저한 개혁이 이뤄지지 못했다. 때문에 개혁정책은 더 어렵고 느리면서 고통스러운 것이 되고 말았다』

―오는 12월 의회선거에서 승리할 자신이 있는가.

『이번 선거는 러시아 선택당으로서는 어려운 상황이 될 것이다. 개혁의 부작용은 현재 거의 없어졌지만 개혁의 성과는 아직 나타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내가 볼 때 이번 선거는 각 정당의 선거전략에 크게 좌우될 듯하다. 극우 민족주의자인 지리노프스키는 확언컨데 이번 선거에서 실패할 것이다. 그리고 주가노프의 공산당은 마지막 기회를 가질 것이다. 공산당 지지자들은 주로 노령층이기 때문에 이번 선거에서 승리하지 못하면 공산당은 영원히 소수당으로 전락할 것이다. 우리당의 중요 목표중 하나는 물론 지리노프스키와 주가노프등이 이번 선거에서 승리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며 이것은 가능할 것으로 확신한다』

―러시아의 개혁은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추진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가.

『러시아는 ▲사유재산 보장제도의 강화 ▲세제개혁 ▲예산정책 수정 ▲국가기관의 대폭적인 정비 ▲독점기업의 해체와 통제 ▲군부개혁등을 획기적으로 추진해야만 한다. 부정부패가 만연하고 범죄가 급증하는 사회에서 국가보조금이나 지원을 받는 기업만이 살아남고 세제상 혜택을 받는다면 이같은 개혁은 결코 성공할 수 없다』

―옐친대통령이 차기에도 집권할 것으로 보는가.

『솔직히 말해 누가 차기대통령이 될 것인지 모르겠다. 오는 12월 의회선거가 실시된 이후에야 차츰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생각된다』

―러시아에서 민주주의가 과연 꽃을 피울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하는가.

『러시아의 역사를 볼 때 민주주의를 위한 과정은 결코 쉽지 않았다. 현재의 개혁과도기 상황이나 앞으로 정국추이를 감안해 볼 때도 결코 낙관적이라고 할 수 없다. 그러나 나는 민주주의라는 궁극적인 목표를 개혁을 통해 달성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

□예고르 티무로비치 가이다르 약력

▲56년 예카테린부르크(구 스베르들로프스크) 출생 (39세·구소련의 유명작가 아르카디 가이다르의 손자) ▲모스크바대학 경제학부졸업·동대학 경제학박사 ▲프라우다지와 학술지 코뮨니스트 경제정책부 편집인 ▲소련과학아카데미 경제정책연구소장 ▲91년 11월 러시아공화국 부총리겸 경제재무장관 ▲92년 6월∼12월 총리서리(옐친대통령이 총리 겸임) ▲93년 12월 러시아선택당총재·하원의원<모스크바=이장훈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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