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칭 젊은이 문화 대변 4∼5종 잇달아/미·일 분위기 흉내낸듯한 기사도 수두룩최근 젊은 층들이 많이 모이는 압구정동, 강남역부근등 유흥가나 신촌등 대학가 카페 패스트푸드점등의 입구에는 무료로 배포된 20면 내외의 타블로이드판 월간지들이 쌓여있는 것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소위「개방화된 신세대문화지」를 표방하고 있는 이들 잡지는 지난해부터 발간되기 시작, 현재 4∼5종 정도로 늘어나 나름대로 X세대문화의 한 부분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이들 잡지중에는 아직 우리나라에서 생소한 젊은이의 반항이나 얼터너티브(비주류)문화에 대한 소개및 진지한 접근을 담은 것도 있으나 대체로 퇴폐 향락문화를 젊은이문화로 잘못 이해하고 있다는 인상을 준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미국이나 일본분위기를 그대로 흉내낸듯한 내용에다 기사의 절반 이상을 압구정동 홍대앞등의 술집 카페 소개로 채우는가 하면 때로는 지나치게 자극적인 내용을 담아 패스트푸드점을 찾은 가족손님들을 당혹케 하기도 일쑤이다.
강남일대 카페등에 잔뜩 쌓여있는 A지는 「젊은 생각을 가진 사람들의 여가 선용과 건전한 문화형성에 기여하는 토털 가이드」를 표방하고 있지만 내용은 압구정동 홍대앞등의 소위 「잘 나가는」술집과 카페소개, 외제상품광고로 가득 차 있다.
표지부터 속지 광고지 기사에 이르기까지 온통 영문투성이라 언뜻 보면 영문잡지로 착각할 정도다.
이 잡지는 최근호에 노랑색 콘돔을 입에 갖다대고 있는 남자의 얼굴을 클로즈업한 표지사진과 함께 커버스토리로 콘돔 특집을 다루었는데 「어떤 기발한 콘돔이 있는가」 「세계 각국에서 콘돔을 부를 때 쓰는 속어」등 말초적 내용으로 일관돼 있다.
1년여전에 창간된 B지는 연극 영화 음악등 문화계 정보지 성격을 띠고 주로 얼터너티브계통의 문화를 소개해 정기독자를 꽤 확보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이 잡지도 영문표기가 가능한 낱말은 아예 영어로 쓰며 상당부분을 서울시내 호텔에서 주최하는 파티나 외국계 음식점 카페 술집등의 소개에 할애하고 있다.
처음에는 독특한 잡지의 등장을 신선하게 느꼈던 젊은 세대들도 지나치게 소비적이고 외세지향적인 내용에 실망을 느끼고 있다.
대학생 김나영(22)씨는 『배꼽티와 핫팬츠를 입고 잘나가는 호텔 나이트클럽의 쌍쌍파티에 참가하지 않으면 마치 시대에 뒤떨어진 것처럼 묘사해 반감까지 느끼고 있다』며 『자칫 「신세대」문화를 「오렌지족」문화로 오도할 우려가 있다 』고 비판했다.<김경화 기자>김경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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