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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스니아 평화 노력 또 찬물/사라예보 피폭참사 안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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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스니아 평화 노력 또 찬물/사라예보 피폭참사 안팎

입력
1995.08.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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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인대상 만행 국내외서 비난의 표적/“세계 소행­「보」 정부 자작극” 팽팽히 맞서28일 보스니아 수도 사라예보 중심가를 강타한 대규모 포격 참사가 구 유고내전 종식을 위한 평화외교 노력에 찬물을 끼얹으며 새로운 쟁점으로 등장했다. 최소한 1백22명의 사상자를 낸 이번 참사는 시장과 병원등 군사시설과 전혀 관계가 없는 민간인 지역을 상대로 한 만행이라는 점에서 국내외 비난의 표적이 되고 있다.

특히 이날 참사가 40개월을 끌어온 구 유고내전 을 끝내기 위해 미국이 중재안을 갖고 적극 개입하고 있는 시점에서 돌출함에 따라 분쟁당사국에 미치는 충격과 파장은 클 수 밖에 없다.

피격 당사자인 보스니아 회교정부는 지난 92년 4월부터 사라예보를 포위하고 있는 세르비아계가 이번 공격을 자행했다고 비난하며 보복을 다짐하는등 강경입장을 보이고 있다. 보스니아측은 또 이번 사건을 계기로 사라예보등 유엔 안전지대에 대한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의 방어역할을 분명히 할때까지 미국의 새로운 보스니아 평화안 추진은 중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엔과 나토도 제1 용의자인 세르비아계에 대해 공습을 단행하는 방안등 단호한 조치를 검토하고 있다.

그러나 정작 포격혐의를 받고있는 세르비아계는 이번 참사가 자신들과 관련이 없으며 미국의 평화안에 불만을 품은 보스니아 정부의 자작극이라고 강하게 몰아붙이고 있다. 세르비아계는 그 증거로 세르비아계의회가 사건 하루뒤인 29일 미국의 평화안을 환영하며 평화협정을 체결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발표한 사실을 들고 있다.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돼있는 평화안에 반대해 굳이 포격을 가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 그들의 주장이다. 다시말해 이번 포격사건은 상대적으로 보스니아측에 불리하게 돼있는 미국의 평화안이 기정사실화할 것을 우려한 보스니아정부가 평화안을 깨기위해 저지른 「고육지책」이라는 시각이다.

현재까지 이번 사건이 세르비아계에 의해 저질러졌다는 명백한 증거는 나타나지 않았다. 유엔측은 포탄이 세르비아계 세력이 우세한 지역에서 발사됐다고 밝히고 있지만 이 지역에는 회교 정부군도 혼재하고 있어 세르비아계의 소행으로 단정짓기에는 무리가 있는 것이 사실이다.

지난해 2월 사라예보의 같은 시장에 박격포가 떨어져 68명의 민간인이 떼죽음했을 때도 보스니아 정부군의 자작극이라는 견해가 제기된 바 있어 이같은 세르비아계의 주장에 설득력을 더해주고 있다.

나토는 당시 세르비아계에 대한 공습을 결의했으나 이내 강경입장에서 후퇴했으며 유엔도 철저한 진상조사 약속을 지키지 않았었다.

유엔군의 철수로 생긴 공백상태의 영토를 놓고 가열되고 있는 보스니아 정부군과 세르비아계의 막판 힘겨루기속에 발생한 이번 사건은 결국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학살극으로 묻혀질 가능성이 높다.<이종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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