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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곳곳 피범벅시체 “마치 지옥”/사라예보 피폭 참사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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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곳곳 피범벅시체 “마치 지옥”/사라예보 피폭 참사현장

입력
1995.08.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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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생 대부분 어린이·여자·노인/독·영등 “정신병자의 소행” 분노포탄이 떨어진 사라예보 중심가 트리즈니카 시장 참사현장에는 잘려 나간 팔 다리들이 널려있는 시체들과 피범벅을 이뤄 지옥의 모습이 따로 없었다.

28일 상오 11시(현지시간) 붐비는 사람들로 발 디딜 틈이 없던 시장에 떨어진 포탄은 주변의 모든 것을 삼켰다. 매캐한 포연이 걷히며 드러난 장터에는 사지를 잃은 사람들의 비명이 아비규환을 이룬가운데 생존자들이 피를 흘리는 부상자들을 병원에 실어나르는등 혼란이 극에 달했다.

피를 온통 뒤집어 쓴 한 여인은 『이 살인마, 개자식들, 모두 참살하고 말거야』라며 절규했다. 그래도 움직이며 소리를 내는 것은 살아있다는 증거이다. 말없이 숨져 누워있는 시신들의 대부분은 어린이, 여자, 노인들이다.

○…이번 참사는 지난해 2월 5일 같은 장소에 떨어진 박격포탄 한발로 68명이 떼죽음을 당한지 1년6개월여만에 터진 사라예보 최대의 참사이다. 희생자가 완전히 수습되면 보스니아 내전사상 최악의 날이 될 지도 모른다.

○…보스니아 정부는 즉각 포탄이 사라예보 외곽에 있는 보스니아 세르비아계군 기지인 류카비차와 브라체에서 날아온 것이라고 주장하고 세르비아계가 또 다시 학살을 자행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러나 세르비아계는 이번 포격은 미국이 주도하는 평화협상을 방해하기 위한 보스니아정부측의 자작극이라고 주장하며 관련사실을 강하게 부인했다.

○…클라우스 킨켈 독일외무장관은 즉각 성명을 발표, 무고한 민간인을 대상으로 무차별적으로 가해진 이번 포격사건을 자행한자는 이에 상응하는 응분의 대가를 치를 것이라며 극도의 분노를 표시. 그는 이어 정신병자가 자행했을 것으로 틀림없는 이번 사건의 목적은 단 하나, 즉 구유고 내전을 종식시키기 위해 현재 진행중인 정치적 노력을 중단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영국도 이날 성명을 통해 분노를 나타내고 이번 사건은 내전을 종식시키기 위한 노력이 시급히 마련돼야 한다는 점을 역으로 보여주고 있다고 강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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