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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빈 토플러저 「제3의 물결」(우리시대의 신고전: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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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빈 토플러저 「제3의 물결」(우리시대의 신고전:6)

입력
1995.08.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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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의 불확실성에 희망제시/거대한 세계사 흐름을 3단계 발전으로 분석/지식·정보갖춘 자유의지형 신인간등장 예고앨빈 토플러(ALVIN TOFFLER)의 「제3의 물결」(THE THIRD WAVE)은 역사상 가장 많이 팔린 「예언서」일 것이다. 이 책이 미 윌리엄 머로우출판사에서 처음 출판된 것은 80년 3월, 우리말 번역판이 나온 것은 이듬해인 81년 1월. 당시로서는 노벨문학상 수상작품이 아닌 외국서적이 이처럼 빨리 번역 출판된 것은 보기 드문 일이었다.이 책이 세계 지성계에 던진 충격의 파장은 컸다. 나오자마자 전세계 신문·잡지의 서평란을 장식하며 6개월 사이에 5판을 찍었고, 국내에서도 여러 출판사에서 번역판이 나오며 단숨에 베스트셀러 대열에 올랐다. 이 책의 무엇이 이렇게 큰 반향을 불러왔는가.

70년대말, 80년대초의 세계는 한 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불확실성의 시대」로 흘러가고 있었다. 자본주의종주국 미국이 경쟁력을 잃어가는 반면 일본과 독일이 급부상하는 경제적 지각변동이 일어났고, 곳곳에서 테러리즘이 창궐했다. 이같은 혼돈의 시대를 살던 사람들에게 뚜렷한 미래의 청사진을 제시한 책이 바로 「제3의 물결」이다. 토플러는 이 책에서 얼핏 무의미한 사건의 연속처럼 보이는 세계사적 격변을 관통하는 일관된 추세가 있음을 지적했다. 그것은 바로 「제2의 물결」에서 「제3의 물결」로의 전환이다.

토플러의 주장에 의하면 세계사의 파도는 3단계로 바뀌며 흘러왔다. 즉 농업사회(제1의 물결)―산업사회(제2의 물결)―초산업사회(제3의 물결)로 세계사는 발전해왔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미국의 남북전쟁, 일본의 메이지(명치)유신, 러시아혁명등은 「제1의 물결」과 「제2의 물결」 사이의 충돌이다. 인류에게 자급자족이라는 자유를 주었지만 질병과 굶주림의 고통에서 벗어날 수 없게 했던 「제1의 물결」은 1만여년동안 인류사를 지배해오다 물질적 풍요를 가져다준 「제2의 물결」에게 자리를 내주고 만다. 그러나 「제2의 물결」은 또 다시 인류에게 멍에가 되었다. 「제2의 물결」문명을 유지하는 규격화·분업화·중앙집권화로 인해 인간은 소외된 존재로 전락한 것이다. 심지어 예술조차 흥행주의 수익을 위해 거대한 극장이 들어섰고 이를 채우기 위해 고전음악의 실내악은 교향악으로 발전했다는 것이 토플러의 지적이다.

이 「제2의 물결」도 2백여년 만에 밀려나게 될 지경에 처하게 됐다. 대량생산―대중소비―국가중심의 경제체제를 지닌 「제2의 물결」의 산업사회는 소량 고부가가치 유연생산―다핵화―범지구적 경체제제를 지닌 「제3의 물결」의 초산업사회로 흘러가는 것이 세계사의 도도한 흐름이라는 것이다. 토플러는 이같은 흐름의 원동력으로 지식집약적인 생산기술의 등장과 그에 따른 정보처리 전달기술의 범지구적 확대를 꼽았다. 특히 탈집중화·탈획일화의 「제3의 물결」에서는 산업사회의 소외된 인간이 아닌 지식과 정보를 기반으로 자유의지를 펼칠 수 있는 새로운 인간이 등장한다.

토플러는 이처럼 거대한 세계사의 흐름을 인류문명에 대한 해박한 지식과 명쾌한 문명사관을 토대로 때로는 속담과 영화, 때로는 전문적인 논문과 사례를 들어가며 자연스럽게 풀어나간다. 특히 수많은 단편적 사건과 일화들을 묶어 하나의 정연한 체계를 만들어 새로운 사회상을 그려나가는 시나리오적 구성법을 사용, 독자들의 이해를 쉽게 하고 있다.

이 책은 우리 학계에 미래학에 대한 관심을 불러 일으킨 저서로도 손꼽히고 있다. 이 책이 번역 출판되고 나서야 비로소 국내에서는 21세기에 대한 연구가 시작되는등 미래학붐이 일어났고 각계에서 우리의 미래를 예비하기 위한 각종 기구가 구성돼 본격작업이 시작됐다.<박천호 기자>

◎앨빈 토플러는 누구인가/미 뉴욕 태생… 미래학연구의 대표자/뛰어난 사고력·간결한 문장 호평

1928년 미 뉴욕에서 태어나 22세때 하이디 퍼렐과 결혼했다. 두 사람은 노동운동의 동지였으며 미래학연구의 동반자이다. 49년 뉴욕대를 졸업한 토플러는 50년부터 미국 중서부 공업지대에서 조립공 용접공으로 생활했고 59년 포춘지에 입사, 노동문제 전문기자로 61년까지 일했다. 이후 IBM 제록스등 대기업의 경영현대화 자문역, 코넬대 객원교수를 거쳐 현재 록펠러재단과 미래학연구소 고문을 맡고 있다.

65년 호라이즌지에 「삶의 방식이 된 미래」라는 글을 기고, 급격한 변화에 따른 부적응현상을 「미래충격」이라고 표현했는데 70년에 이 개념을 풀어쓴 첫 저서 「미래충격」을 냈다. 80년에는 「제3의 물결」 90년 「권력이동」 최근엔 「새로운 문명의 창조」를 선보였다. 그의 매력은 기발한 상상력과 종합력, 간결하고 쉬운 문장 등이다. 85년과 92년 2차례 내한, 강연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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