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친 스타 의존에 졸작만 양산/제작사 흥행강조로 개성도 무디게미국영화계가 외국출신 감독이 만든 할리우드 영화에 실망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각자 모국에서 만든 영화에서처럼 뛰어난 연출력과 작품성을 기대했으나 결과가 그렇지 못하기 때문이다.
최근 미국서 개봉된 「말할 게 있어요」(SOMETHING TO TALK ABOUT)는 지난 85년 골든 글로브 최우수 외국어영화상을 수상한 「개같은 내인생」의 스웨덴출신 라세 할스트롬감독이 할리우드에 들어가 만든 영화이다.
「구름 속의 산책」(국내에서도 상영중) 역시 93년 「달콤 쌉싸름한 초콜릿」을 제작한 멕시코의 알폰소 아라우감독이 할리우드에서 만든 작품이다.
그러나 가족과 남여의 사랑을 복합적으로 그린 이 영화들은 스타에 크게 의존해서 제작됐는데, 인물성격의 상호 모순으로 졸작이 됐다는 것이다.
줄리아 로버츠가 어린 딸을 남편의 외도에 대항하는 무기로 사용하는 「말할 게 있어요」는 91년 「델마와 루이스」로 아카데미 각본상을 받았던 페미니즘영화의 선구자인 캘리 쿠리가 시나리오를 맡았다.
때문에 오히려 감독 본래의 장기인 가족간의 따스한 유대관계는 여성의 자유를 강하게 드러내려는 쿠리에 의해 약해졌고, 쿠리의 남자에 대한 분노는 아버지 역을 맡은 로버트 듀발의 성격에 의해 느슨해져 개성없는 가족드라마로 전락했다.
「구름 속의 산책」의 실수 역시 과장된 인물성격과 주연배우의 미스캐스팅을 꼽는다. 여주인공의 아버지는 너무 극단적이고, 주연인 키아누 리브스의 뻣뻣한 몸짓과 대사는 「포도주 보다는 콜라 같은 느낌」이라는 비유까지 나오게하고 있다.
이같은 비난은 할리우드가 져야할 책임을 회피하는 것이기도 하다. 할리우드 제작사가 고른 흥행성있는 스타들이 외국감독의 소박하고 세밀하고 개성있는 연출을 무디게 하기 때문이다.<이대현 기자>이대현>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