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청,장비 등 부족에 최악상황 상정/댐방류 조절 도움안돼 당국 독자판단/수자원관리 유기적연계 필요지난 23일부터 계속된 집중호우기간 기상청의 기상예보가 상당부분 빗나가면서 댐을 보호하면서 하천범람을 막는 수위조절에 차질이 빚어진 것으로 밝혀졌다.
첨단장비를 갖추지 못해 각종 데이터의 정밀분석을 통한 정확한 기상예보를 할 수 없는 입장인 기상청은 기상오보에 따른 책임문제를 고려해 가능한한 최악의 상황을 상정해 기상예보를 하고 있는데 수방대책 관련자들은 정확성이 결여된 기상예보때문에 적절한 물관리에 애를 먹고 있는 것이다. 수방대책 관련자들은 기상예보를 안믿을 수도 없고 그렇다고 기상예보만 믿다간 물관리에 치명적인 허점이 드러날 수 있기때문에 이번에도 기상예보를 믿지 않고 독자적인 판단에 따라 방류량을 조절하는 모험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강 범람의 위기가 극에 달했던 지난 25일 밤. 기상청은 한강 인도교수위가 10m에 달해 위험수위(10.5m)에 육박하던 이날 하오9시 이후에도 1백50㎜이상의 비가 더 올 것으로 예보했다. 이같은 기상예보를 접한 건설교통부는 중대한 고민에 빠졌다. 한강상류의 소양강댐과 충주댐이 만수위를 넘어 댐의 안전에 위협이 되는 홍수계획위까지 물이 차올라 이 예보대로라면 하류지역의 칩수를 감수하고서라도 방류량을 늘려 댐 붕괴에 따른 더 큰 피해를 막아야 했기 때문이다.
이 경우 충주댐 하류 여주지역의 침수가 확대되는 것은 물론 한강 하류지역의 침수가능성이 매우 높다.
건교부는 그러나 고심끝에 기상예보가 최악의 상황을 상정한 것으로 판단, 강우량을 예보보다 낮춰 예상하고 댐과 하류지역의 안전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는 선에서 방류량을 조절했다. 결과적으로는 예보를 「불신」한 것이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었던 셈이다.
건교부관계자는 『댐의 방류량과 한강의 수위조절은 우선적으로 기상예보에 따라 이뤄지지만 극한상황에서는 습관적으로 예보를 의심하게 된다』면서 『기상예보에만 의존해 수방대책을 세웠을 경우 낭패를 볼 수 있었던 예가 과거에도 수차례 있었다』고 실토했다.
태풍 재니스의 경우도 기상청은 강한 태풍을 동반하지는 않지만 엄청난 규모의 비구름대를 몰고 와 또 한차례의 집중호우가 예상된다고 예보했지만 이 역시 빗나갔다. 그러나 건교부는 이 예보가 태풍에 관한 것인만큼 상당부분 신뢰를 갖고 대비했다. 태풍이 몰고 오는 폭우를 최대한 받아들여 하류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26일 새벽부터 소양강댐과 충주댐의 방류량을 크게 늘렸으나 태풍이 뿌린 중부지방의 강우량이 20㎜에도 못미쳐 「과잉대응」한 셈이 됐다. 그만큼 귀중한 수자원을 헛되게 써버린 것이다.
건설교통부와 기상청관계자들은 기상청이 하루빨리 다양한 기상정보를 정밀분석할 수 있는 장비를 갖춰야 「부풀리기 기상예보」로 인한 기상예보 불신을 씻고 수해를 최소화하면서 수자원을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김동영 기자>김동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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