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호태풍 재니스가 다행히 큰 피해를 내지않고 소멸했다. 그렇지 않아도 나흘동안 중부지방에 쏟아붓듯 내린 4백∼6백㎜이상의 집중호우가 충남과 한강유역의 경기·서울지방에 큰 피해를 이미 내고 있던 상황이라 태풍 재니스가 집중호우와 강풍을 몰고 온다면 엄청난 피해가 가중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데서 긴장과 우려속에 가슴을 졸여야 했던 것이다.태풍 재니스 자체의 피해는 거의 없었다고 하지만 중부지방의 나흘에 걸친 집중호우 피해는 너무나 컸다. 41명이 사망하고 12명이 실종돼 인명피해만도 53명이나 됐다. 농경지 2만7천㏊이상이 침수됐다. 산사태가 나고 도로가 끊기고 철도교량이 붕괴돼 국가의 대동맥인 철도가 일시나마 마비되는 엄청난 피해를 냈다. 재해대책본부의 재산피해잠정집계가 1천2백75억원에 달한 것을 보면 집중호우의 피해치고는 너무 컸음을 한탄하게 된다.
장마철이 지난 뒤끝에 몰아닥친 때아닌 집중호우에 이같이 엄청난 인명피해와 재산피해를 당한 것을 보면 우리의 평소 재해대비가 역시 엉성했음을 탓하지 않을 수 없다.
도로붕괴와 서울올림픽대로의 침수, 철도교량 붕괴와 철도유실도 그렇지만 특히 서울 지하철5호선 한강지하터널공사구간 1·3가 침수되면서 5개역 공사구간 4까지 침수가 확산된 것은 예고된 집중호우에 사전대비가 너무 부실했음을 여실히 드러낸 것이라 아니할 수 없다.
단시간내에 엄청난 양의 비를 퍼붓는 집중호우는 천재라고 할 수밖에 없다. 그로인해 강이 범람하는 등 재난을 몰고온다면 사람의 힘으로 어찌할 수 없는 것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러한 천재속에서도 인명과 재산피해를 얼마만큼 극소화하느냐의 여부가 선진국과 후진국을 가름하는 척도랄 수 있다.
지난 7월말에 내습했던 3호태풍 페이한테도 47명의 인명과 9백18억원의 재산피해를 당했었다. 태풍과 집중호우가 올 때마다 이런 규모의 인명과 재산피해를 당하기만 한다면 우리의 재난대비수준이 후진국수준을 면치 못했다는 것과 다를게 없다.
이번의 수재를 통해 천재와 같은 재난에 대비하는 우리의 자세를 뒤돌아 보고 미비한 재해대비기구와 대응태세를 새로이 갖춰야할 것이다.
그리고 이번 수재피해를 복구하는데 우리 모두 힘을 합쳐야할 때다. 특히 21명의 인명피해와 6백47억원 이상의 재산피해가 난 충남같이 피해가 집중된 지역에 신속한 복구를 위해 전국적인 지원의 손길이 모아졌으면 한다. 수재의 고통을 우리 모두가 함께 나누면 훨씬 빨리 치유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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