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교부홍수통제소수자원공 3각입체전/한때 위험수위에 육박 초긴장/“더 못버틴다” 위기속 침착대응「한강 범람을 막아라」 건설교통부 김영환 수자원개발과장, 한강홍수통제소 박영일 조사과장, 수자원공사 박정기 댐관리운영부장등 3명은 댐의 방류량과 한강수위를 절묘하게 조절, 한강범람을 막아야하는 최일선 책임자들이다. 이들은 지난 23일부터 거의 눈도 붙이지 못한채 「물과의 전쟁」을 지휘하며 순간순간 피말리는 나흘을 보냈다.
특히 지난 25일 밤은 일촉즉발의 위기감까지 감도는 긴장의 연속이었다. 이날 하오 9시를 넘어서면서 한강대교 수위가 10·5의 위험수위에 육박하고 소양강 댐은 이미 만수위를 넘어 홍수위까지 접근하고 있었다.
또 남한강 하류 여주와 양평대교에 흙탕물이 상판에까지 튀어오르는 위급상황에서도 충주댐에는 더이상 물을 가두어둘 수 있는 여지가 없어 방류량을 대폭 늘릴 수밖에 없는 상태였던 것이다.
소양강과 충주댐 현장에서의 급박한 상황보고를 받으며 이들 3인은 가늘어진 빗발에 기대를 거는 한편 태풍 「재니스」상륙까지의 시간여유를 계산해가며 끈질기게 방류량을 늘리지 않고 버텼다. 그러나 만약 예상치 못한 호우가 엄습할 경우에는 댐의 안전을 위해 수문을 활짝 개방, 한강의 범람까지도 각오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시시각각 한강과 댐의 수위를 주시하던 이들은 26일 자정을 넘겨 댐의 유입수량이 조금씩 줄고 한강수위가 내려가는 것을 확인하고는 간신히 숨을 돌렸다.
발전과 홍수조절기능을 담당하는 전국의 다목적댐은 모두 9개. 이중 수도권을 끼고 있는 한강수계에는 북한강의 소양강댐과 남한강의 충주댐이 있으며 이들 댐의 수문을 열 수 있는 최종결정권은 건설교통부장관이 갖고 있다. 한강수계의 나머지 댐들은 물이 일정량 이상 유입되면 그대로 방류할 수밖에 없는 「배수구」구실 밖에 할수 없다.
건교부산하의 각 다목적댐 관리사무소는 물이 불어나면 수자원공사를 거쳐 건교부에 수문개방을 요청하고, 건교부는 각 하천의 홍수통제소와 하류지역에 미칠 영향을 협의한 후 수문을 열게 된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고려해야 할 변수는 한 두가지가 아니다. 수문을 열 경우 수문개방직전까지 내린 비의 양과 앞으로의 기상상황을 정밀 분석한후 강우량중 하천으로 직접 흘러들었거나 증발한 수치를 알아내 방류가 진행되는 동안 댐으로 유입되는 수량을 계산해야 한다.
또 유입량을 보다 정확하게 계산하기 위해 바람 및 기온까지도 반영한다. 각 하천 홍수통제소에 설치된 대형컴퓨터들은 이들 자료를 토대로 하류지역에 미치는 영향과 댐의 수용능력에 따른 최적의 방류량과 방류시간을 계산해낸다. 그러나 최종 판단은 역시 기계가 아닌 사람의 몫이다.
김영환 과장은 『결정과정에서 단순오차가 발생하더라도 국민의 생명과 직결돼 긴장하지 않을 수 없다』며 『방류이후의 기상상황을 정확히 분석하기 어려운 것이 가장 큰 고충』이라고 말했다.<김동영 기자>김동영>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