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CC총무 라이저·3세계신학 선구자 콘 교수등/남북교회협력·일치운동등 깊은 관심/판문점공동예배·강연등 분주한 일정교회의 사회참여등 개신교 진보신학의 이론적 토대를 제공한 대표적 신학자들이 잇달아 내한, 한국교회의 남북화해 노력과 교회일치운동에 세계교회의 깊은 관심을 반영해주고 있다.
세계교회협의회(WCC) 콘라드 라이저(57)총무, 미국의 흑인인권운동이 본격화하던 60년대 「GOD IS BLACK (하느님은 흑인이다)」이라는 메시지로 제3세계신학의 선구자로 부상했던 제임스 콘(56·미국 유니온신학대)석좌교수가 최근 한국을 방문하고 돌아갔다. 60년대 「인간의 얼굴을 한 사회주의」를 표방하며 두브체크정부에 체코민주화의 이론적 틀을 제공했던 얀 밀리치 로흐만(73)박사가 26일 내한했으며 「희망의 신학」으로 한국에도 널리 알려진 위르겐 몰트만(69·독일 튀빙겐대)명예교수도 9월2일 입국한다. 라이저총무를 제외하고는 모두 방한경험이 있는 지한인사들이다.
이들의 잇단 방한은 평화통일을 향한 남북한 교회의 협력을 지원하는 의미도 지닌다. 이들은 특히 광복 50주년을 맞은 올해를 「통일희년의 해」로 선포하고 분단극복을 위해 노력하는 한국교회를 높이 평가하고 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KNCC) 초청으로 지난 9∼16일 방한한 독일인 라이저 WCC총무는 지난 3월 남북한 판문점 공동예배를 주선하는등 국제적으로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해온 목회자. 그는 김영삼대통령을 만나 남북한 공동예배가 정부 반대로 무산된데 대해 유감을 표명했고 강연등을 통해 『일치와 화해를 위해 남북한 교류가 확대돼야 한다』는 뜻을 밝혔다.
예수가 억눌린 사람들을 대변했기 때문에 현대에 태어난다면 흑인이 될 것이라고 외쳤던 콘교수는 「제3세계의 민중종교와 기독론」이라는 주제로 서울에서 열린 제3세계신학자협의회 신학위원회 참석차 지난 5∼14일 방한했다. 백인중심의 기독교 우월주의, 문화제국주의를 극복해야 한다는 내용의 강연을 하고 귀국 길에 일본에 들러 재일동포 차별정책을 비판했다.
로흐만박사는 구소련의 체코침공 이후 스위스에 거주하면서 종교개혁의 씨를 뿌렸던 명문 바젤대학총장을 역임했다. 칼 바르트의 수제자로 하느님의 의지와 인간의 힘을 각각 상징한 「그리스도냐, 프로메테우스냐」등의 저술을 통해 정치권력의 민주화가 기독교이상과 일치한다는 주장을 펴왔다. 기독교장로회신학연구소(소장 김원배)와 한국기독교학술원(원장 이종성)이 28, 29 양일간 개최하는 「개혁교회 전통과 한국교회 신학협의회」에 참석하며 연세대, 한신대대학원등에서 「사회주의의 꿈은 남았는가」라는 주제로 강연한다.
한국기독교장로회 초청으로 9월2∼9일 방한할 몰트만교수는 유럽해방신학의 기수로 민중신학자인 안병무 교수등의 저서를 독일어로 번역하는등 한국 민중신학과 남미해방신학에 깊은 관심을 보여왔다.<김병찬 기자>김병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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