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하수도수문 낮게설계 「원초적 잘못」/현체계론 홍수때마다 되풀이 가능성하수역류에 의한 지하철 5―18공구 한강하저터널의 침수는 내년 하반기 개통후 지하철안전에 적신호를 울리는 충격적인 사고로 받아들여진다.
서울시는 한강수위가 하수수문에 도달하자 한강물이 역류되는 것을 막기 위해 수문을 닫았다. 그러나 일시에 많은 비가 쏟아진 여의도지역에 빗물이 하수도로 일시에 몰리면서 폐쇄된 주하수도 수문에서 역류돼 개착구간인 여의도역 지하3지점에 매달려 있는 하수박스 맨홀을 통해 물이 순식간에 쏟아져 내려 8높이의 한강하저터널 1.3㎞를 포함한 신길―공덕역 4가 완전침수됐다.
한강물의 역류를 막기 위해 여의도 주하수도의 수문을 막은 시간은 23일 상오 집중호우가 시작된지 하루뒤인 24일 하오1시. 이때 한강인도교수위는 한강홍수주의보 수위 8,5m보다 1.5m 낮은 7였고 서울의 전체 강우량은 2백20㎜였다. 태풍이나 집중호우시 얼마든지 쏟아질 수 있는 양의 강우였다.
결국 주하수도의 수문은 웬만한 호우를 감당하기 힘든 낮은 위치로 설계·시공된 셈이다.
여의도는 상대적으로 평상시 한강수위보다 고지대에 있어 저지대침수지역처럼 유수지를 만들지 않고 곧바로 한강쪽으로 난 하수관을 통해 하수를 내버리고 있어 이것이 한강하저터널 침수의 원인이 됐다. 약 2만5천여톤의 하수가 잠긴 한강하저터널은 물을 모아두는 유수지 역할을 한 것으로 하저터널에 하수가 모이지 않았다면 역류된 하수로 여의도나 인근 저지대인 영등포주민들이 큰 피해를 보았을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이번 터널침수는 한강수위가 주하수도 수문을 넘어설때마다 주하수도 수문폐쇄에 따른 하수역류 피해를 예고하는 것으로 지금같은 하수체계에서는 홍수때마다 되풀이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특히 지하철 5호선 한강하저터널이 개통된뒤 이같은 사고가 발생할 경우 엄청난 재난을 예고한다. 전동차가 운행중단되는 것은 물론이고 첨단전자장비로 운용되는 신호·통신장비가 완전마비돼 사실상 지하철 5호선 전체의 전동차운행에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높다.
서울시지하철건설본부 관계자는 개통이후 침수재발 가능성에 대해 『하수박스를 현재위치보다 6가량 옮기고 지하에 매설하기 때문에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엄청난 양의 집중호우로 한강수위가 일시에 불어나 주하수도 문을 막을 경우 역류된 하수가 지하에 매설된 하수박스의 접속부나 맨홀을 통해 흘러나와 지하역사나 지하터널로 스며들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정진황 기자>정진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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