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정부패 척결 등 정면돌파 의지/일부 시행착오 시인 주목김영삼 대통령은 25일 출입기자단과의 오찬간담회에서 집권후반기의 국정운영 방향을 변화와 개혁, 부정부패 척결, 국민통합과 대화합등 세가지로 집약했다. 획기적인 국정운영방안을 제시하기 보다 현정부의 캐치프레이즈처럼 강조해온 변화와 개혁에다가 화합의 정치를 추가한 것이다.
김대통령이 이같이 국정운영 방향을 화합에 무게를 싣는 쪽으로 궤도수정한 것은 그동안 8·15경축사나 민자당 전국위원회의 치사, 정계 원로들과의 대화등에서 이미 드러난바 있다. 김대통령의 간담회 발언은 그동안 해온 얘기를 종합한 것이다. 김대통령은 정치권과 국민 사이에 제기되고 있는 지난 2년6개월간의 국정수행에 대한 비판에도 불구하고 『사심없이 혼신의 노력을 다하겠다』며 정면돌파의 강한 의지를 보였다.
물론 김대통령도 개혁과정에서의 잘못이 있었음을 시인했다. 재산공개, 안가철폐, 군개혁, 금융실명제, 토지실명제, 정치개혁, 교육개혁등 업적을 강조하면서도 시행착오와 아쉬운 점이 있다고 토로한 것이다. 특히 개혁 과정에서 국민의 여론을 수렴하는데 다소 소홀했었다는 점을 인정한 것은 주목할만 하다. 이는 지방선거의 패배이후 『앞으로는 국민과 함께 하는 개혁을 하겠다』고 선언했던 것과 맥을 같이 하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김대통령은 『우리 국민은 대단히 급하다』면서 개혁조치의 평가에 인색한 여론에 다소 서운한 마음을 내비쳤다. 김대통령은 지방선거 이후 『국민이 알아주지 않아도 좋다』고 말한적이 있지만 내심 섭섭했다는 얘기이다.
또 하나 관심을 끄는 대목은 『나는 어느 누구하고도 경쟁할 입장에 있지 않다』며 김대중창당준비위원장이나 김종필자민련총재를 간접 겨냥한 것이다. 김대통령은 또 정치권과 언론에서 거론되는 「신3김시대」등의 표현에 거부감을 표시하면서 『2년6개월이 지나면 대통령에서 떠나 일개 시민으로 조용히 돌아가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김대통령은 이날 국정운영의 큰 원칙만을 제시했을 뿐 당면한 내각과 청와대비서실의 개편, 여권의 세대교체 방안, 대북정책등 정치현안등에 관해서는 말하지 않았다. 이는 김대통령이 구상하고 있는 정국 프로그램의 일정에 따라 하나씩 내놓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당장 내년 총선등 김대통령이 처한 정치현실의 벽이 결코 만만치 않다는 점을 감안할 때 집권후반기를 맞아 풀어갈 정국운영의 수순이 주목된다.<신재민 기자>신재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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