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 서두를땐 손해 볼수도”/남북 향후 상당기간 평화공존 오히려 득/경제성장 지속엔 정치안정 필수/WTO에 협조적 회원국 이미지 심는게 현명KBS 1TV는 최근 미국의 세계적 경제석학인 폴 새뮤얼슨 MIT 명예교수와 한국의 통일전략에 관한 대담을 갖고 그 내용을 25일 하오11시 방영했다. 70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이기도 한 새뮤얼슨교수는 대담에서 세계경제 진단과 함께 한반도의 점진적 통일론을 제시했다. 헬무트 슈미트 전 서독총리에 이어 두번째로 마련된 이 대담의 진행은 조이제 하와이대 동서연구소장이 맡았다.<편집자주>편집자주>
―올해 발족한 세계무역기구(WTO)에 한국이 어떻게 대처해야 하고, 국제무역의 장래를 위해 한국이 어떤 자세를 취해야 한다고 생각하는가.
『WTO는 대외 경제정책을 세우는데 가이드라인 역할을 해주는 대단히 중요한 기구다. 이러한 기능과 관련해 한국은 WTO에 골칫거리 국가로 인식되기 보다는 훌륭한 회원국의 이미지로 남는 것이 장기적으로 볼 때 이익이 될 것이다』
―유럽연합(EU)이나 아세안(ASEAN)같은 지역주의가 WTO에 미칠 영향은.
『지역기구가 있지만 한국이나 타이완의 교역량 대부분이 가까운 일본이나 필리핀을 건너뛰어 미국하고 이뤄지는 현상을 보라. 이윤 때문이다. 이윤을 극대화하는 경제원칙은 지역주의도 초월한다』
―중국이 갖고 있는 경제적 잠재력을 어느정도로 보는가.
『중국은 시위학생들을 감옥에 보내면서도 시장경제는 성장하도록 내버려 두었다. 정치적 자유는 그렇게 급할게 없지 않은가. 중국이 한국보다 절반은 더 높다고 발표하는 경제성장률이 많은 부분은 사실일 것이다』
―정치적 안정을 유지해야 경제성장을 가져올 수 있다는 말씀인데.
『정치와 경제는 화원의 화초와 같다. 정치가 지나쳐 시장기능을 방해해서도, 화초가 제멋대로 자라도록 시장경제를 방치해서도 안된다. 한국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도 정치적 안정인 것 같다. 한국이 약간 보수와 진보성향을 각각 가진 두세개의 정당을 가진 민주주의를 해보면 어떨까 자문해 본다. 그렇게 된다면 아마 2000년이나 2010년에 다시 만났을 때 우리는 「비록 한국경제가 성장률은 다소 떨어졌더라도 지속적 경제성장을 해왔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한국은 남북한 평화통일이라는 과제를 가지고 있는데.
『경제력이 월등한 한국은 경제통일을 생각하고 있겠지만 두가지 이유에서 불가능하다. 북한을 최상의 유토피아라 생각하는 그곳 국민이 먹고 살기 위해 통일을 해야 한다는 생각을 할 수 없고, 국민의 경제적 불만을 무력으로 충분히 다스릴 수 있기 때문이다. 통일의 열쇠는 정치적 차원에 있다고 생각한다. 북한이 정치적으로 붕괴하는 것이다. 현실성은 없지만 그럴때 통일의 가능성이 생길 수 있다. 통일이 되면 남한은 그 비용으로 그동안 거두었던 성장의 결실을 상당부분 퍼부어야 할 것이다』
―남북한통일에 대한 특별한 아이디어가 있는가.
『나는 경제학자인 만큼 실용적이다. 한국사람들에게는 기쁘게 들리지 않을 수 있지만 남북한이 사이가 좋은 두 개의 국가로 있는 것은 어떨까. 북한은 남한의 도움을 얻어 경제가 안정될 것이고 남한은 침략의 위협에서 벗어나 보다 나은 복지국가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국민은 통일이 되면 한반도의 경제적 역량이 커질 것이라 기대하는데.
『물론 강한 힘을 발휘하겠지만 「꼭 그래야 한다」는 강박관념은 버려야 한다. 그것이 전부라는 생각은 많은 손해를 가져올 수 있다』<정리=권오현 기자>정리=권오현>
□약력
▲1915년생
▲미 시카고대 졸업, 하버드대 경제학 박사
▲60년 존 F 케네디대통령 경제자문
▲70년 노벨경제학상 수상
▲현 미 매사추세츠공대(MIT) 명예 교수
▲주요저서:「경제학」「경제분석의 기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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