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민사관 극복 명저 25년만에 “손질”/“사회경제사 중심 통사도 써봤으면”/독립운동사 자료총서 제9집 「국민보」 발간일제 식민사관을 극복하고 주체적 한국사관 정립의 계기를 마련한 대표적 한국사서로 손꼽히는 김용섭(64·연세대 사학과)교수의 「조선후기농업사연구(1)」증보판이 초판이 나온지 25년만에 다시 출간됐다.
70, 71년에 두 권으로 나온 「조선후기농업사연구」는 식민사관의 정체성론과 타율성론을 실증적 연구를 통해 극복, 해방후 한국사회 경제사 최대의 업적으로 평가받는 명저로 70년 제11회 한국출판문화상 저작상을 수상했다. 이번에 나온 증보판은 새로 발굴된 자료를 토대로 초판본중 추론에 그친 부분을 보완한 연구논문 4편을 추가하고 일부 내용을 손질한 것이다.
17∼19세기 농촌경제와 사회변동의 문제를 연구주제로 한국 중세사회의 해체과정이 주체적으로 이루어졌음을 밝혀내는 것을 목표로 시작된 이 책에서 김교수는 양안(토지대장)이나 호적대장의 분석을 통해 조선후기부터 봉건체제가 서서히 해체되어 갑오경장 이전부터 경영형 부농등 자본주의의 싹이 나타났음을 입증해냈다.
『처음부터 식민사관 극복을 위해 농업사연구를 시작한 것은 아닙니다. 한국사의 발전과정에 관심을 갖다보니 농촌사회의 문제를 다루었고 연구가 진행되면서 자연스럽게 식민사관이 걸림돌로 부딪친 것이죠』
55년 서울대 역사학과를 졸업한 직후 서울대에서 20년동안 교수로 재직하다 75년부터 연세대 강단에 섰던 그는 『평생 연구에 매달렸지만 제대로 공부한 것도 없는데 어느새 정년이 내년으로 다가왔다』며 『사회경제사 중심의 한국통사를 써보고 싶은데 건강이 허락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올해초 장염으로 심한 고생을 한 노학자는 정년이 되면 조그만 개인연구실을 마련, 그동안의 연구를 재검토, 보완하는 작업을 시작하겠다고 의욕을 보였다. 지식산업사는 「양안연구」(60년), 「조선후기농업사연구2」(70년), 「한국근대농업사연구 상·하」(75년), 「조선후기농학사연구」(88년), 「한국 근현대농업사연구」(92년)등 그의 주요 저작을 수록한 「김용섭저작집」(전 10권)을 차례로 펴낼 예정이다.<박천호 기자>박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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