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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 비상(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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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 비상(사설)

입력
1995.08.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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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 비상이다. 중부권을 중심으로 전국 대부분의 지역에 폭우가 계속되면서 각종 사고가 발생하기 시작한데다 재니스의 접근으로 태풍·홍수·해일 피해마저 걱정된다. 연나흘째 장대비를 쏟아 부은 중부지역에서는 각댐과 수계가 위험수위를 육박한 가운데 인명과 재산 피해가 늘어나고 있다.해마다 여름철이 되면 장마에 태풍내습등으로 크고 작은 각종 피해를 입어온 우리다. 이같은 천재를 슬기롭게 극복하고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우리는 그동안 치수대책등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다. 그러나 그 규모와 장소등 예상할 수 없는 것이 바로 천재이기 때문에 예방과 대비를 위한 노력은 계속되어야 하고 효과적인 방법모색을 위해 꾸준한 연구와 분석이 있어야함을 다시 강조하게 되는 것이다.

특히 이번 태풍 재니스는 바로 오늘을 고비로 우리나라 서해중부해상에 도달, 내륙중북부지역을 지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각종 피해예방을 위해 바짝 긴장하지 않으면 안되게 되었다. 보수를 필요로 하는 하천이나 제방, 붕괴위험이 있는 낡은 건물등에 대해 관과 민, 중앙과 지방이 조직적이고 신속한 대비책을 마련해야 한다. 천재에 의한 피해 가운데 상당부분은 바로 이런 점에 대한 안일한 대비, 바로 인재 때문이다.

이번 폭우와 태풍등은 우리의 지방자치가 출범한 후 처음 겪게되는 하나의 시련이기도 하다. 그래서 더욱더 자율적이며 능률적이고 신속한 현장대응 및 예방활동과 함께 중앙정부와 자치단체간의 긴밀한 협조체제가동이 중요하다.

지난번 태풍 페이 내습때 우리는 예보를 무시하고 주의를 덜 기울인 탓에 어이없게 많은 인명이 희생된 예를 본바 있다. 이처럼 안일하며 무관심한 자세들 때문에 사상최대의 해상기름유출사고를 겪어야했고 원상회복을 위해서는 20∼30년의 세월을 기다려야 하는 아픔도 겪고 있는 중이다.

당국은 태풍 페이사고이후 정부차원의 재난구조본부(가칭)를 설치해 재난이 발생할 경우 재빠른 구조활동을 전개키로 한 바 있다. 그러나 관련부처간의 이견으로 아직까지도 가동이 되지 못한 상태다. 이 기구가 이미 설치운영되었더라면 이번 천재의 대비와 구난에 어느 정도 효과를 보게 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천재는 피할 도리가 없다는 것이 오랫동안 지녀온 우리의 자세이며 사고였다. 그러나 사전예방과 대피노력이 있으면 무난히 극복해 낼 수도 있다는 점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당국과 지역주민들의 일치된 안전예방의식과 노력만이 언제 어디서 맞게 될지도 모를 각종 천재의 위험으로부터 벗어나는 길임을 다시 강조해 두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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